한일 정상회담 정치권 반응... 긍정 평가 - "대북 긴장만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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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회담 정치권 반응... 긍정 평가 - "대북 긴장만 유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10.09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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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가 9일 청와대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두 정상은 이날 북핵 문제의 일괄타결을 위한 이른바 '그랜드 바겐'에 합의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이명박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 일본 총리는 9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그린 파트너쉽 구상'의 구체화 방안에 대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근본적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북한의 6자회담 복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계속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북핵 문제와 관련해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이를 위한 일괄타결(Grand Bargain) 방안에 대해 합의했다.

이러한 한일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한나라당은 두 정상이 북핵 문제의 '그랜드 바겐'에 대한 당위성을 확인했다고 긍정 평가했다. 그러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등 주요 야당들은 6자회담 재개에 부담을 주고 대북 긴장만 유발하게 됐다고 혹평했다. 자유선진당은 청와대의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한나라당 조해진 대변인은 "새로운 한일관계와 동북아 평화공영을 위해 손을 맞잡은 두 정상이 오늘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의 그랜드 바겐에 대해 당위성을 확인했다"며 "한일 양국의 강력한 공조체제는 북한의 6자회담 참여와 핵 문제의 궁극적 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두 나라 간 경제협력, 문화교류의 확대는 한일관계에 실질적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친박연대도 "양국관계는 물론 동북아 지역 발전을 위해 정상회담을 가진 것을 환영한다. 특히 두 정상이 북핵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그랜드 바겐'에 합의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독도 영유권 문제를 다루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유감을 나타냈다.

반면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노당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일 정상회담이 오히려 유화 국면으로 접어든 남북 관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한일 정상들의 북핵 논의가 최근 북미 양자 대화를 통한 6자회담 재개 분위기에 '딴지 걸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노 대변인은 "우리 정부는 '그랜드 바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지지를 대가로 일본 정부가 주장하는 '납치자 문제'의 6자회담 의제로 채택하는 데 동원했다"며 "아마추어적인 제안으로 제기된 나라 안팎의 비판을 무마하겠다고, 결과적으로 6자회담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진당 이명수 대변인은 회담 직후 이명박 대통령이 회담의 성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한 데 대해 "섣부른 낙관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번 연쇄회담에서 중국의 독자적인 대북지원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한 대북제재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으며 국제사회의 북핵 공조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한일정상의 '그랜드 바겐'합의는 냉전의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그랜드 바겐'을 제안하고 이를 일본에 제안해 사실상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에 평화의 기운이 아니라 어두운 긴장과 대립의 먹구름만 잔뜩 몰고 온 셈"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10~11일에는 베지징에서 한중일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을 잇따라 여는 등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정상 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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