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정연주 사퇴·MC 교체 이후 시청률 곤두박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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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정연주 사퇴·MC 교체 이후 시청률 곤두박질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9.10.11 14: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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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뉴스·심야토론·시사투나잇·미디어 포커스' ↓... 김부겸 "비판 기능 포기가 원인"

▲ 국회 김부겸 의원.
ⓒ 데일리중앙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정연주 전 <한국방송>(KBS) 사장을 임기 중 돌연 사퇴시키고 이병순 현 사장을 임명한 데 이어 정관용·윤도현씨 등 주요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바뀐 뒤 시청률은 어땠을까.

결과는 대부분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떨어졌다. KBS의 간판 보도 프로그램인 <KBS 9시뉴스>의 경우 정연주 사장 때(2007.9~2008.7) 시청률이 16.7%였으나 이병순 사장 취임 뒤(2008.9~2009.7) 14.8%로 2%포인트 가까지 곤두박질쳤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11일 "KBS의 시청률을 분석한 결과,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KBS의 시사교양·보도 프로그램과 제작비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반정부적 성향의 MC를 교체했던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모두 하락했다"고 밝혔다.

정권 교체 뒤 손댄 프로그램 모두 시청률 '내리막길'

이병순 사장은 지난해 8월 취임 후 탐사보도팀 해체와 권력 비판적 프로그램인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 포커스>를 잇따라 없애고, 후속으로 <생방송 시사360> <미디어 비평>을 방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두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폐지 전 평균 5%에서 개편 뒤 3.4%로 크게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보면, 폐지 전 1년(2007.11~2008.8)의 <생방송 시사투나잇> <미디어 포커스>의 시청률은 각각 4.1%, 5.9%를 기록했다. <생방송 시사360> <미디어 비평>으로 각각 개편된 뒤(2008.11~2009.8)의 시청률은 3.7%와 3.2%에 머물렀다. <미디어 비평>의 경우 두 배 가까이 시청률이 빠진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밀실개편과 언론고유의 감시·비판기능이 무뎌진 결과"라고 주장했다. 특히 "비판의 수위가 낮아졌지만 정치 권력을 다뤄온 유일한 프로그램인 '생방송 시사360' 마저도 이번 가을 개편에 따라 폐지시키기로 결정한 것은 언론의 비판 기능에 대한 완전한 포기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김부겸 의원 "시청률 하락, 언론 고유의 비판·감시 기능 포기에 따른 결과"

▲ 정연주 사장 사퇴를 전후한 KBS 보도·교양 프로그램의 시청률 비교(%).
ⓒ 데일리중앙
"결국 MB의 KBS 사장 교체는 시청률만 까먹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정연주 전 사장을 강제 사퇴시키고 이병순 현 사장을 임명한 뒤 <KBS 9시뉴스>의 시청률도 곤두박질쳤다. 결국 KBS를 정권의 입맛에 맞추려다 시청률만 까먹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등 이병순 사장 취임 이후 제작비 절감이라는 명목으로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MC가 축출됐던 프로그램들도 MC 교체 이후 하나 같이 시청률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토론 프로그램인 <KBS 심야토론>의 경우 시사평론가 정관용씨가 진행할 때(2007.12~2008.8) 시청률이 3.3%였으나 진행자가 민경욱 기자로 교체된 뒤(2008.12~2009.8)에는 2.5%로 떨어졌다.

또 촛불집회 등에 참여하는 등 현 정부에 비판적 성향을 보였던 윤도현씨가 진행한 <윤도현의 러브레터> 역시 5.1%(2007.11~2008.8)이던 시청률이 이하나·유희열씨로 교체된 뒤(2008.11~2009.8) 4.3%로 뚝 떨어졌다.

윤도현과 유희열 출연료 차이 30만원 안팎... "윤도현 하차, 촛불집회 참여 때문?"

KBS 쪽은 당시 제작비 절감을 위해 진행자를 바꾼다고 했지만 <윤도현의 러브레터>의 경우 윤도현씨와 새롭게 바뀐 이하나·유희열씨의 회당 출연료 차이는 대략 30만원 안팎이다. MC 교체의 사유가 제작비 절감이 아니라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는 의혹을 뒷받해주는 대목이다.

▲ KBS 프로그램의 진행자(정관용, 윤도현) 교체 이후 시청률 비교.
ⓒ 데일리중앙
이런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등 이명박 정부에 비판적인 사회 참여 활동을 벌여 온 개그맨 김제동씨 또한 <스타 골든벨>에서 최근 하차했다.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에서 이처럼 비판적 인사의 잇따른 실각 사태에 대해 "명백한 정치적 탄압"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권에 비판적인 방송인 잇따른 실각... "명백한 정치 탄압"

김부겸 의원은 "KBS가 말하는 '국민의 방송'이라 함은 제작비와 출연자의 사상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원하는 출연진과 콘텐츠의 질을 추구하는 것이 돼야 할 것"이라며 KBS의 각성을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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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요금 2009-10-11 19:18:55
참 이해못하겠다.
지금보니까 KBS의 인기프로그램은 다 손댔군
없애거나 개편하거나 정권의 입맛에 맞게
뜯어 고쳤다는 얘기인데 그럼 시청률이라도 올라가든가
저게 뭐야? 시청률 꽝, 비용 절감도 거짓말
미치겠구만. 이병순 사장이 연임한다고?
지나가는 개가 웃지 않을까 모르겠다.

실용정부 2009-10-11 15:04:05
YTN, MBC, KBS를 다 장악해버렸군.
SBS는 원래 그런 방송이니까 손 안대도 알아서 기니까
전두환 정권때보다 더 심하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