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불고불리 원칙 위반"... 마은혁 판사 맹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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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불고불리 원칙 위반"... 마은혁 판사 맹공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9.11.11 15:0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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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진보성향 판사에 색깔론?... 민노·진보신당 "마녀사냥식 공격 중단하라"

▲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오른쪽)은 11일 민주노동당 보좌진 12명에 대해 최근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에 대해 '불고불리 원칙'을 위반했다면 강하게 비판했다. (데일리중앙 자료사진)
ⓒ 데일리중앙
올 연초 국회 충돌 과정에서 연행된 민주노동당 보좌진 12명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에 대한 한나라당의 공세가 이틀째 이어졌다.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색깔론'이라며 적극 반격했다.

마 판사는 지난달 30일 열린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이사장을 맡고 있는 '노회찬 마들연구소'가 후원의 밤 행사에 참석해 후원금을 낸 것도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에게는 공격의 빌미가 됐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11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민노당 보좌진에 대한) 마은혁 판사의 판결은 노회찬 전 의원 후원모임에 다녀온 뒤 6일 만에 나온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낳고 있고, 법원에서도 그 진상을 조사하고 있는 것 같다"고 얘기를 시작했다.

이어 불고불리(不告不理)의 원칙을 거론하며 "이 판결은 법조인이라면 누구나 도대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불고불리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비판했다. 불고불리의 원칙이란 검사가 기소한 것만 판사는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떻게 다른 당 의원들 기소가 안됐다고 이렇게 공소기각을 할 수있는지 아마 이런 판결은 전무후무한 잘못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마 판사를 거듭 쏘아붙였다.

아울러 마 판사가 소속된 우리법연구회에도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한나라당은 우리법연구회를 과거 군 사조직인 하나회에 빗대 비판했다.

안 원내대표는 "많은 국민들이 우리법연구회가 사법의 정치화를 가져오는 것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법연구회가 편향적 시각을 가진 집단이 아닌가 하고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선 의원은 "마 판사가 개인적으로 후원회에 가는 것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도 민노당 보좌진 판결과 관련해서는 마 판사가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범죄가 적발되는 것도 아니고 범죄들이 모두 기소되는 것도 아니다"라며 "그리고 기소되는 것 중에 모든 것들이 유죄가 나는 것도 아니지만 보통 검사가 밥상을 차리면 판사가 음식 평가를 하는 것"이라고 마 판사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일부는 기소를 하고 일부는 기소를 하지 않는 것도 문제가 된다"면서 "그러나 일부가 기소되지 않았다고 해서 판결을 하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 범죄자가 존재하는 한 법원은 판결할 게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나라당 황천모 부대변인은 전날 논평을 통해 마 판사에 대해 "코드재판에 이은 코드후원 판사"라고 비난하며 사법당국의 엄정한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색깔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마 판사에 대한 마녀사냥식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노당 우위영 대변인은 11일 "우리 당 보좌진에 대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여기 저기서 배가 아픈 모양"이라고 꼬집었다.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이 다시 색깔론을 꺼내든 것을 보니 현 정국에서 궁지에 몰려 있는 꼴이 맞긴 맞는 모양"이라며 "그러나 공소기각 판결은 검찰이 근거도 없이 무리하게 기소한 결과일 뿐이며, 법의 잣대로 심판한 정당한 결론"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도 전날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나란히 마 판사의 마들연구소 후원의 밤 행사 참석을 보도하면서 법관의 정치적 중립 운운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나타냈다.

김종철 대변인은 "노회찬 대표와 오래 전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을 함께 했고, 그로 인해 친분 관계에 있던 마 판사가 마들연구소의 발전을 위해 후원의 밤에 참여한 것을 두고 법관의 정치적 중립 운운하는 것은 넌센스도 한참 넌센스"라고 비판했다.

최우성 기자 rambo435@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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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용 2009-11-11 23:37:32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판사가 양심적으로 판단한 것을
정치권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국민들 보기에도 우습다.
한나라당은 부끄러움을 모르는 정당이다.

에듀 2009-11-11 23:07:24
안상수대표는 검사출신인가 공안검사 출신인 모양이군.
판사가 양심에 따라 독립적으로 판결한 것을 정치권이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것이야말로 비판받아 마땅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