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정부의 신종플루 예산 증액 결정을 환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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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정부의 신종플루 예산 증액 결정을 환영하며
  • 진보신당 기자
  • 승인 2009.11.23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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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신당 건강위원회(위원장 김종명)

정부와 한나라당이 22일 회의를 갖고 2010년 신종플루 관련 예산을 당초보다 1632억원 증가된 1719억원을 반영하기로 했다.

세부내역별로는 ▲지역별 거점의료기관 대응체계 구축 및 항바이러스제 비축에 860억원 ▲국가백신연구센터 설립 및 민간 백신 생산시설 지원에 188억원 ▲신종전염병 조기경보시스템등에 152억원이 배정되었다. 

진보신당은 정부의 신종플루 예산 증액 결정을 환영한다. 신종플루의 확산이 겨울을 지나 2010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기 제출된 2010년 예산안에 신종플루 대책이 빠진 것에 대해 진보신당은 심각한 우려를 밝혀왔다. 지난 5일에는 국회 예산심의를 앞두고 진보신당 기자회견을 통해 신종플루 및 신종전염병 예산 6천억 원을 확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정부가 늦었지만 진보신당과 시민단체들의 요구를 반영해 신종플루 예산을 증액하기로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정부안은 예산의 규모와 내용에서 미흡하다. 

우선, 신종플루 백신접종에 대한 예산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신종플루 확산차단을 위한 군중면역 획득을 위해서는 70% 이상 국민에 대한 백신접종이 필요하다고 유럽 CDC(질병관리본부)에서 권고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2010년 예산이 확보되어야 한다. 2009년 국가예방접종사업에서 제외된 6개월 미만 아동의 보호자, 당뇨병 환자 등에 대한 예산도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 전염병 관리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백신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국영백신공장 설립이 빠지고 대신 민간 백신 생산시설 지원 예산이 반영되었다. 민간 백신 생산시설만으로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백신 수급이 불가능함은 매년 발생하는 계절 독감 백신 수급 비상사태나 이번 신종플루 대유행을 통해 확인하였다. 국영백신공장 설립은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도 언급할 만큼 시급한 과제이다. 정부는 국영백신공장 설립계획을 시급히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셋째, 2010년 예산안에서 대폭 삭감된 공공의료기관 예산이 증액 반영되지 않았다. 기 제출된 2010년 예산안에 따르면 지역거점병원 공공성강화 예산이 42% 삭감되었다. 이들 지역거점병원은 공공의료기관이 OECD 평균의 1/10 가량으로 열악한 상황에서 신종플루 예방과 치료의 역할을 앞장서 해온 곳들이다. 보건소, 지방의료원, 지역거점병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확충하는 것이 전염병으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 장기적으로 국민의료비를 절감하는 방법이다. 따라서 정부는 2010년 예산안에 공공의료기관 확충, 격리병실 확충 등 삭감된 예산을 원상회복하고 증액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22일 발표한 정부의 신종플루 예산안으로는 신종플루로 인한 국민의 불안과 부담을 덜고, 신종플루로 드러난 공공보건의료체계의 허점을 보완하기는 어렵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예산 확보를 촉구한다.

진보신당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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