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김태영, 천안함 사태 국회서 정면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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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김태영, 천안함 사태 국회서 정면 격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4.02 16: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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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장난도 아니고 그게 구조활동이냐" - "그럼 물 속에 다 처박아야 되냐"

"모든 구조인력을 물 속에 처박아서 (구조활동을) 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김태영 국방장관의 국회 답변)

▲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한 긴급현안질의 현장. 질의에 나선 민주당 이종걸 의원(오른쪽)과 답변에 나선 김태영 국방방관이 서로 격정적인 몸짓과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격전을 벌였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천안함 침몰 사고 실종 장병 구출 작전을 둘러싸고 민주당 이종걸 국회의원과 김태영 국방장관이 거친 막말을 주고받는 등 정면으로 맞붙었다.

국회는 2일 오후 본회의장에서 정운찬 국무총리와 김태영 국방장관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천안함 사태 관련해 긴급현안질의를 벌였다.

오후 3시5분, 두번째 현안질의에 나선 이종걸 의원은 김태영 국방장관을 불러낸 뒤 초반부터 공세를 시작하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 의원은 "정부와 군 당국은 애초부터 장병들을 구출할 의사는 없었다. 실종자 가족들 통제하고 구조자들을 격리시켜 언론 접촉을 제한하기만 했다. 그러면서도 국민들한테는 마치 대대적인 구조활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속였다. 지난 1주일 뭘했냐"고 일격을 가했다.

이에 김 장관은 "구조 의지가 전혀 없이 국민을 속이고 있다는 지적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저희 군은 지금 한 명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해 많은 장비와 인력을 총동원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이 의원은 "많은 장비와 인력을 신속히 투입했다고 하는데, 현장 상황은 충격적이다. 실제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력은 단 두 사람 아니냐"고 강하게 질책했다.

김 장관은 "물 속에 들어가 구조활동에 참여하는 인력은 두 사람이 맞다. 심해에서 이뤄지는 작업이라 안전문제 때문에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구조활동에는 48명의 구조대원이 투입돼 2인 1조로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꺼번에 구조대가 잠수해 구조활동을 펴는 것이 아니라 단 두 사람씩 20분 간격으로 교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20분도 들고 나오는 시간을 빼면 실제 구조활동 시간은 4~5분. 잠수한 두 사람을 뺀 나머지 구조대원들은 물 위에서 휴식을 취하며 기다리고 있다는 것.  결국 구조활동은 두 사람이 하고 있다는 말이다.

이에 이종걸 의원은 "단 두 사람이 구조활동 하는 것을 두고 언론 보도를 통해 대대적으로 구조활동을 하고 있는 것처럼 국민을 속인 것"이라며 "두 사람이 물 속에 들어가서 실종자 46명을 발견한들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거냐"고 강하게 쏘아붙였다.

그러자 김 장관이 흥분했다. 격분한 장관 입에서 "그럼 다 쳐박아 넣어야 되겠느냐"며 거친 막말까지 터져나왔다.

본회의장이 순간 술렁이며 분위기가 격앙됐고, 여기저기서 고함이 터졌다. 민주당 의석에서는 김 장관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 장관은 사과 대신 흥분을 가라앉힌 다음 답변을 이어갔다.

그는 "1시간에 세번 교대하고 2명이 1조가 돼 작업하는 거 다 맞다. 그러나 이것은 구조활동의 한계 때문이지 구조 의지가 없어 그런 것이 아니다. 국민 여러분들이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해주셔야 된다"고 말했다.

장관이 이해를 구했지만 이종걸 의원은 줄기차게 밀어붙였다.

이 의원은 "단 두 명이 구조활동을 하면서 국민들에게는 모든 구조인력이 물 속에 들어가 대대적인 구조활동을 펴고 있는 것처럼 속인 것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대한민국 해군 도대체 뭐하고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구조작업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두명씩 들락날락하면서 어떻게 46명을 구조하겠다는 것이냐"고 장관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자 김 장관은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라. 그렇게 말하는 것은 목숨걸고 구조활동하는 구조대원들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대들 듯 거세게 대응했다.

김 장관은 잠시 숨을 고르며 감정을 진정시킨 뒤 "저희들도 그렇게(2명씩 1조) 하고 싶지 않지만 할 수 없는 한계성을 갖고 있다. 그런 어려움을 좀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뢰 탐지함 '옹진함'의 진해 출발이 10시간이나 늦어진 데 대해서도 질타가 이어졌다.

이 의원은 "1초, 2초, 촌각을 다투는 위급 상황에서 옹진함을 10시간이나 늦게 출발시킨 이유가 도대체 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인원 소집하고 점검하느라 평소보다 좀 늦은 것 같다"고 궁색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야당 의석에서는 "좀 늦은 게 10시간이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장관은 "저희가 노력한 만큼 성과가 없는 것은 안타깝지만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평가해달라"고 호소하듯 말했다.

오후 3시37분. 두 사람의 30여 분 간에 걸친 일진일퇴의 숨막히는 격전이 막을 내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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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er 2010-11-25 08:31:42
말을하면 들어처먹어야지 멍청한건지 듣기가싫은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