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밑빠진 독에 혈세 쏟아붓기'... 5112억원 출자한 회사 절반은 자본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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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밑빠진 독에 혈세 쏟아붓기'... 5112억원 출자한 회사 절반은 자본잠식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9.19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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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회사 13개 중 7개 자본잠식, 출자금 회수율 4.3%... 재정건전화 계획 '빨간불'
자본잠식 대부분 태양광, 해상풍력...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부실키웠다?
박수영 의원 "한전, 껍데기뿐인 공기업으로 전락...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와"
올해 30조원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에서 5112억원을 출자한 회사의 절반은 2021년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이고 출자금 회수율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재정건전화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올해 30조원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에서 5112억원을 출자한 회사의 절반은 2021년 말 기준 자본잠식 상태이고 출자금 회수율은 4.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재정건전화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올해 30조원 적자가 예상되는 한국전력공사가 출자한 회사들의 재무상태가 매우 심각해 절반은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잠식이란 기업의 적자가 누적돼 부채가 자본금을 잠식한 것으로 증권시장에서는 상장폐지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을 뜻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한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으로 지정됐거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한 출자회사를 제외하고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의 국내 13개 한전 출자회사 중 7개는 2021년 말 결산 기준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한전은 13개 출자회사에 혈세 5112억원을 쏟아붓고도 지난해 말 기준 220억원만 회수해 출자금 회수율이 4.3%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10개 회사는 출자금 회수율이 0%로 아예 출자금 회수조차 못 하고 있다.

한전이 사실상 밑빠진 독에 국민의 혈세를 갖다 부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쪽은 "큰 틀에서 보면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한 것"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달라고 했다.

올해 8월 한전은 재정건전화 계획의 하나로 출자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출자금조차 제대로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임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의 회사 대부분은 태양광, 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을 시행하는 곳이며 다른 발전공기업과 함께 출자한 경우가 많았다. 

한전 수익창출 목적 국내 출자회사 현황. (자료=한전, 재구성=박수영 의원실) copyright 데일리중앙
한전 수익창출 목적 국내 출자회사 현황. (자료=한전, 재구성=박수영 의원실)
ⓒ 데일리중앙

박수영 의원은 탈원전 등 문재인 정권의 에너지 정책으로 인한 발전공기업 부실 우려가 더욱 커질 것으로 으로 내다봤다.

박 의원은 "정부와 주주의 투자와 세금으로 운영되는 한전의 방만한 경영으로 껍데기뿐인 공기업으로 전락했다"며 "설립 목적인 전력수급의 안정과 국민경제 발전에만 주력하길 바란다"고 한전에 단단히 주문했다.

박 의원은 이어 "한전의 최악의 재정 상황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결국 국민들"이라며 "잘 나가던 공기업을 이렇게까지 망가뜨린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 쪽은 "2021년 결산 자료 만으로 자본잠식이라는 것은 좀 과격한 표현"이라며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저희들이 투자한 것이다. 투자는 수익율이 높을 수도 낮을 수도 있다"며 "걱정할 수는 있는데 그렇다고 당장 어떻게 되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한전의 출자는) 큰 틀에서 보면 안정적 전력수급 측면에서 하는 것이다. 민간에서 하지 않는 걸 한다. 투자회사들을 좀 봐달라"고 했다.

그는 설립목적에 맞게 전력수급 안전에만 주력하라는 국회의 지적과 관련해 "출자회사들을 보면 알겠지만 큰 포괄적인 면에서 전력수급 안정을 위한 것이다. 해상풍력 등 민간에서 하지 않는 걸 한전에서 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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