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블루카본 확대한다더니 갯벌생태계 복원예산 18.5% 삭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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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블루카본 확대한다더니 갯벌생태계 복원예산 18.5% 삭감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3.09.25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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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 블루카본 신규 인증 위해 복원·연구 집중할 시기에 오히려 예산 깎아
갯벌, 연간 최대 49만톤 탄소 흡수하는 차세대 탄소흡수원
위성곤 의원, 해양 탄소중립·기후위기 대응위해 갯벌 생태계 복원예산 늘려야
윤석열 정부가 2022년 7월 발표한 120대 국정과제에 담긴 갯벌 등 블루카본 확대 방안. (자료=위성곤 의원실)copyright 데일리중앙
윤석열 정부가 2022년 7월 발표한 120대 국정과제에 담긴 갯벌 등 블루카본 확대 방안. (자료=위성곤 의원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윤석열 정부가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갯벌 등 탄소흡수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갯벌생태계 복원예산은 대폭 삭감됐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에서 블루카본 후보군 중 하나인 갯벌 복원을 위한 예산은 18% 넘게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당 위성곤 의원이 25일 해양수산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 예산안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내년 '갯벌생태계 복원사업' 예산안은 205억1900만원으로 편성됐다. 이는 올해 251억7800만원에 비해 46억5900만원(18.5%) 감액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5월 해양 탄소흡수원인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마련하고 해양 탄소중립 및 기후위기 대응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애초 해수부는 올해 예산보다 46.9% 증액한 369억7500만원을 계획했으나 기획재정부 심의 과정에서 올해 예산보다도 크게 줄어든 규모로 정부안이 확정됐다.

갯벌 생태계 복원사업 예산안 총괄표(단위: 백만원, %). (자료=위성곤 의원실)copyright 데일리중앙
갯벌 생태계 복원사업 예산안 총괄표(단위: 백만원, %). (자료=위성곤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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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역사업별로 갯벌생태계 복원사업은 올해 109억2600만원에서 내년 87억3300만원으로 19.6% 감액됐다. 갯벌 식생복원사업은 올해 124억5200만원에서 내년 107억3600만원으로 15.7% 줄었다. 2050탄소중립 목표 이행을 위한 기타 용역사업 예산도 올해 18억원에서 10억원으로 무려 44.4% 깎였다.

해양수산부가 5년 주기로 실시하는 전국갯벌면적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갯벌면적은 2482㎢로 2013년보다 5.2㎢ 감소했다. 여의도 면적의 1.79배가 줄어든 것으로 2013년 조사에서 2008년 대비 갯벌 면적이 2.2㎢감소한 것보다 감소 폭이 더 늘어난 상황이다.

이에 해수부는 2021년 9월 발표한 '제1차 갯벌 등의 관리 및 복원에 관한 기본계획'에서 2025년까지 4.5㎢ 갯벌을 복원하고 올해 5월 발표한 블루카본 추진전략에서 2050년까지 전체 갯벌 면적의 약 27%에 염생식물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년도 예산안에 갯벌생태계 복원사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목표 달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1년 서울대 김종성 교수 연구팀이 조사·분석한 바에 따르면 국내 갯벌은 약 1300만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최대 49만t(자동차 20만대 분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곤 의원은 "갯벌은 육지 숲보다 이산화탄소 흡수 속도가 빠르고 저장량이 많아 중요 탄소흡수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아직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공식 블루카본에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 "갯벌의 블루카본 신규 인증을 위해 갯벌에 대한 선제적 보호와 복원, 탄소흡수력에 대한 과학적 입증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정부가 긴축재정을 이유로 갯벌 복원과 연구를 위한 예산을 오히려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위 의원은 "국정과제 중 하나로 갯벌 확대를 내세우고 블루카본 추진전략까지 발표한 정부가 관련 예산을 삭감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라고 지적하고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갯벌 생태계 복원 예산 증액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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