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횡재세 도입 입법 추진... 국민의힘 "총선용 포퓰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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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횡재세 도입 입법 추진... 국민의힘 "총선용 포퓰리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3.11.17 15: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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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 속에 서민들의 시름은 깊은데 은행과 정유사들은 '역대급 수익'
이재명 "고금리와 고유가 엄청난 이익 거둔 은행과 정유사에 횡재세 부과해야"
은행권의 고금리 이익 질타한 윤 대통령에게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달라"
윤재옥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며 혁신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주장
정부여당, 은행의 초과이익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맞는 방향으로 대책 마련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이 고통을 겪을 때 은행들은 그 고통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 당위성을 역설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이 고통을 겪을 때 은행들은 그 고통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 당위성을 역설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속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은 가운데 은행들이 국민을 상대로 이자 장사를 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 초호화 성과급 잔치를 벌여 국민 시선이 따갑다.

정유사들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초과 이익으로 올 들어서만 전년 대비 87%가 넘는 수익을 거뒀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서 확인한 은행별 이자순수익(이자수익-이자비용) 통계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연간 평균 이자순이익은 38조8000원에 이른다. 2021년 43조4000억원, 2022년 53조2000억원, 2023년 상반기 28조원으로 코로나19 시기를 기점으로 은행의 이자순이익이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은행이 이처럼 역대급 이자수익을 거둘 수 있는 배경에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3~4%포인트로 크게 벌어져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세계적인 고금리를 핑계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찔끔 올리거나 오히려 낮춰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

은행과 정유사들이 과감한 구조개혁이나 내부 혁신을 통해 이익(성과)을 내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상대로 이자장사를 하거나 국제유가 급등으로 사실상 앉아서 사상 초유의 이익을 챙기고 있어 국민들 사이에서는 횡재세 도입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횡재세 도입 당위성을 거듭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금융소비자보호법 및 부담금 관리 기본법 개정안 이른바 '횡재세법'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국민의힘은 "총선용 포퓰리즘 법안"이라 비판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이 높은 예대금리차로 손쉽게 돈을 버는 것은 사실이지만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며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 번 횡재세 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7일에 이어 일주일 만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그리고 경제 위기 상황을 겪으면서 우리 국민 대다수가 고금리에 따른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지만 금융권들은 이 상황을 활용해서 고금리로 엄청난 영업이익을 쌓고 있다"며 "사상 최대, 상상을 하기 어려운 규모로 이익을 보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 국민과 기업들이 부담을 안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사회 구성원들이 고통을 겪을 때 은행들은 그 고통을 활용해 막대한 부를 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대표는 "아마 원리금 또는 대출 이자를 납부하는 분들은 평소보다 납부 이자액이 한 2배 내지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는 생각을 하시게 될 것 같다"며 "이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경제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소비를 위축시키는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공정한 경제 환경 회복을 역설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이 이 고금리로 엄청난, 특별한 예상하지 못한 이익을 거둔 금융기관들 그리고 고에너지 가격 때문에 많은 이익을 거둔 정유사 등에 대해서 횡재세를 부과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께서도 70% 이상이 이 횡제세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영국도 에너지 이익 부담금을 통해 영업이익의 35%를 횡재세로 부과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리만 (횡재세 도입)하는 일은 아니다'라는 것. 

이재명 대표는 '소상공인이 은행의 종노릇 하고 있다'며 은행권의 고금리 이익을 질타한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언급하며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횡재세의 도입을 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횡재세에 대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며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열린 당 공식회의에서 민주당이 추진하는 횡재세에 대해 "총선용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며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
ⓒ 데일리중앙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횡재세 도입 추진에 '총선용' '포율리즘 법안' 등으로 깎아내리며 반대하고 있다. 이중과세 논란과 함께 무엇보다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난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최근 우리나라 은행들이 과점의 지위를 누리는 가운데 세계적인 고금리 추세 속에서 높은 예대금리차를 이용해 손쉽게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돈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의 횡재세법 발의를 거론하며 "(민주당 횡재세법은) 대중적 정서를 이용한 것으로 사실상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법안이다. 은행권의 추가 이익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횡재세법은 여러 가지 법적인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학자와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횡재를 어떻게 규정할지 어렵다는 점 등의 이유로 횡재세를 물릴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윤 원내대표는 또한 "법인세를 내는데 또다시 세금을 물린다면 이중과세라는 주장도 나온다. 조세 형평성의 문제도 제기된다. 심지어 횡재세가 도입되는 경우 어떤 식으로든 주주의 이익이 침해되기 때문에 은행 경영진들이 배임혐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위헌 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법적인 논란을 염려해 횡재세를 세금 형식으로 거두지 않고 부담금 형식으로 걷는다는 계획에 대해 "화장을 아무리 해도 민낯이 어디 다른 데로 가지는 않는다. 횡재세는 시장경제 원리에 어긋나며 혁신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우리나라 은행이 높은 예대금리차로 손쉽게 돈을 번다고 하지만 과감한 혁신을 통해 고수익을 올리는 일도 언제든지 가능한데 높은 횡재세가 존재한다면 은행권이 혁신을 시도하겠냐는 것.

윤 원내대표는 "물론 유럽의 경우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에너지 기업들이 천문학적 수익을 내자 많은 나라들이 횡재세를 도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화석연료 회사의 잉여이익을 억제하기 위한 임시세금"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횡재세 입법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은 은행의 초과이익 문제에 대해 시장경제 원리와 맞는 방향으로 적절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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