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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중소기업 탈을 쓴 대기업 면세점이 국내 면세 시장에서 퇴출된다.
관세청은 중소기업 자격으로 부정 특허를 취득한 면세점을 적발해 대표이사 등을 관세법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하고 기존 특허를 취소했다.
관세청은 9일 "부산세관과 김해세관이 다국적 대기업(B사)의 지분을 허위로 위장해 김해공항 면세점 특허를 부정하게 취득·운영 중인 A면세점을 적발해 '관세법' 위반(허위신고죄) 혐의로 부산지방검찰청에 송치하고 특허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A면세점은 세계 2위 글로벌 면세사업 기업인 스위스 B사와 국내법인 C사가 합작 투자해 설립한 법인이다. A면세점은 2014년 3월 김해세관으로부터 최초 특허를 받은 뒤 현재까지 김해공항 출국장에서 수익률이 높은 주류 및 담배를 독점적으로 판매해 왔다.
스위스 기업인 B사는 전 세계 34개 이상의 국가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자산총액 약 14조원 상당(2022년말 기준)의 대기업이다.
관세청은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목적으로 전체 면세점 운영권(특허) 중 30% 이상을 중소·중견기업에게 부여하고 있다. 그런데 A면세점은 다국적 대기업인 B사의 높은 지분율로 인해 특허를 받을 때마다 중소·중견기업 자격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다.
A면세점은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대기업 참여 지분 제한이 없던 2014년에 중견기업(당시 B사 지분 70%) 자격으로 면세점 특허를 최초 취득했다.
이후 대기업이 최다출자자일 경우에는 면세점 특허를 받지 못하도록 관세법이 개정(2014년, '관세법 시행령' 제192조의2 제1항제3호)됐다. 이에 A면세점은 2017년 B사의 지분율을 70%→ 45%로 하향 조정해 최다출자자 조건을 회피하고 2019년 중소기업 자격으로 면세점 특허를 다시 취득했다.
부산세관은 해당 업체에 대해 수사한 결과 A면세점에 대한 스위스 B사의 지분율 조정은 꼼수임이 드러났다. 2019년 면세점 특허를 취득하기 위해 A면세점 투자법인들이 형식적으로 지분을 조정(B사 지분 70%→45%)해 최다출자자 요건을 회피했지만 실제로는 별도의 계약을 통해 B사가 A면세점 지분 70%를 유지하면서 면세점 운영권한 및 수익 대부분의 배당 권한 등을 계속 보유하고 있었던 것.
부산세관은 이를 A면세점이 최다출자자 요건을 회피해 부정한 방법으로 특허를 받은 경우로 판단하고 지난해 12월 초 면세점 대표이사 등을 '관세법' 위반 이유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또한 김해공항세관은 지난해 12월 말 최종적으로 A면세점의 기존 특허 취소를 결정하고 A면세점에 특허 취소 사실을 통보했다.
특허가 취소된 A면세점은 의제기간(~2024.1.31) 동안 재고물품을 정리한 뒤 최종적으로 영업이 종료될 예정이며 향후 2년간 국내 모든 면세점의 사업자 신청이 제한된다.
관세청은 김해공항 면세점의 공백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입찰공고 등 신규특허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면세점 사업자 선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철저히 심사할 계획이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