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민주노동당 홍희덕 국회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국회의원 신분이던 2008년 3월 1일 청와대 발령을 앞두고, 그해 2월 20~28일 사이에 정치후원자금으로 4840만3700원을 지출했다. 9일 동안 대기업 대리급 직원의 1년치 급여를 쓴 것이다.
지출 내역을 보면, 당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를 비롯해 9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1900만원을 후원했다. 속된 말로 '남의 돈으로 자기가 인심을 쓴 셈'이다.
이 시기 박 후보자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국회의원은 강재섭 500만원, 임태희(현 대통령실장) 200만원, 김성식게 300만원, 윤영건 300만원, 안경률 200만원, 박형준·김정훈·고경화·권경석 각 100만원이다.
박 후보자는 또 이 기간(9일간) 식대 1570만원, 비서 출장비로 이틀 간 50만원씩 15번, 총 750만원을 썼다. 비서들 앞에서 돈다발을 들고 사실상 '돈잔치'를 벌인 것이다. 힘들게 번 자기 돈이 아니다 보니 남한테 인심쓰기도 하고 현금을 물쓰듯 쉽게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정치후원자금은 다 지출하지 못한 경우 해당 당(비례대표)이나, 선관위(무소속)로 귀속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었던 박 후보자의 이러한 행위는 청와대 발령을 앞두고 후원회 자금을 의도적으로 소진한 것이라는 의혹을 키우고 있다. 갖고 있으면 당에 귀속되게 되었으니 일단 다 쓰고 보자는 것.
홍희덕 의원은 "박재완 임용예정자는 꾸준히 부패방지와 공무원 사회 개혁을 말해왔지만, 정작 자신은 지키지 못했다"라며 "공무원들이 연말에 보도블록을 뒤엎는 것과 같은 행태를 벌인 것이다. 어떠한 국민도 9일간 1570만원의 식비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