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변인, 삼겹살 파티... "상생 정치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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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변인, 삼겹살 파티... "상생 정치를 위해!"
  • 석희열 기자·윤용 기자
  • 승인 2010.09.2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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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의 국회 밖 풍경... 한나라당 안형환-민주당 전현희 대변인 만찬 회동

여야 대변인, 국회 밖 풍경... 분위기 좋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과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이 27일 밤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을 초대한 가운데 '상생 정치'를 위한 삼겹살 파티를 열어 막걸리잔을 부딪히며 흥겨워하고 있다. 전현희 대변인의 활짝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데일리중앙 윤용
여야 대변인이 매우 이색적인 자리를 마련했다.

국회 안에서 현안을 두고 늘 신경전과 설전을 주고 받던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과 민주당 전현희 대변인이 27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술을 곁들인 삼겹살 파티를 벌인 것.

두 사람은 기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삼겹살 불판을 사이에 두고 막걸리잔을 부딪히며 "상생 정치를 위해!"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출입하는 40여 명의 기자들을 초대한 이날 삼겹살 회동에서 먼저 안형환 대변인이 "우리 정치의 상생 발전을 위하여"라고 건배를 제의했다.

이에 전현희 대변인은 "여야 대변인이 힘을 모아 여야 상생 정치와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하여"라는 건배사로 화답했다.

두 대변인은 10여 개의 자리를 오가면 기자들과 어울렸고, 대변인으로서의 애환과 고충을 기자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전현희 대변인은 "야당 대변인이 정부여당을 견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때로 여당이 일방적으로 정국을 끌고 갈 때는 어려움도 많다"고 말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각 테이블을 돌며 이른바 '안형환표' 폭탄주를 직접 제조해 기자들에게 돌리며 건배사의 끝말을 '위하여' '위하야'가 아닌 중립적인 낱말인 '위해서'라고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된 삼겹살 파티를 정리하면서 안 대변인은 전 대변인에게 "논평할 때 되도록이면 '촉구한다' 대신 '기대한다'로 술어를 부드럽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전 대변인은 "야당 대변인이 정부여당을 견제 비판하는 것은 당연한 것 이니냐. 쓴 목소리도 받아들이고 이해해 달라"고 맞받았다.

이날 삼겹살 파티 비용은 여야가 반반씩 부담하는 관행을 깨고 안형환 대변인이 썼다. 그러자 전 대변인은 올 연말 날을 하루 더 받아 제2의 삼겹살 파티를 하자며 "그때는 제가 쏘겠다"고 말했다.

나긋나긋한 말투로 이날 분위기를 한껏 띄웠지만 여야 대변인은 당장 김황식 총리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와 국정감사를 두고 또다시 설전을 벌여야 햘 처지다.

이번 모임은 지난달 초 임명된 한나라당 안 대변인의 제안을 민주당 전 대변인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두 대변인은 임명 당시부터 호남(전남 목포) 출신 한나라당 남성 대변인과 영남(경남 통영) 출신의 민주당 여성 대변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여야 대변인이 화해 모드를 위해 만찬 모임을 가진 것은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과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이 자리를 함께 한 적이 있지만 18대 국회 들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두 대변인은 삼겹살 파티로 헤어지는 게 아쉬운 지 몇 몇 기자들과 함께 2차를 위해 근처 호프집으로 향했다.

석희열 기자·윤용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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