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사현장 자체 감사, 49곳(227억원) 문제점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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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사현장 자체 감사, 49곳(227억원) 문제점 발견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0.09.29 20: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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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은 솜방망이... 심재철 의원 "모든 사업장 실태조사 통해 체질 개선해야"

▲ LH 감사실이 지난 4월 LH 건설공사 현장 가운데 일부에 대해 실시한 감사 결과.
ⓒ 데일리중앙
▲ 한나라당 심재철 국회의원.
ⓒ 데일리중앙 윤용
LH(토지주택공사)는 양산물금 택지개발사업 조성공사 지하차도(6호, 7호)를 설계하면서 침수를 방지하기 위해 지하차도 내에 집수정과 펌프를 설치, 강제 배수 처리하는 것으로 계획했다.

그러나 지난 4월 LH 감사실 자체 감사 결과 지하차도 계획고가 인근 낙동강 계획홍수위(50년 빈도)보다 높아 자연배수가 가능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감사실은 집수정 및 펌프 설치를 삭제하면 약 4억500만원의 공사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경남지역본부에 설계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처럼 LH 감사실이 지난 4월 LH의 건설공사 현장 중 일부인 19개 지구 104개 공구에 대한 건설공사 현장 업무를 점검한 결과, 설계도면과 현장 여건이 맞지 않거나, 설계 변경에 따른 관련 기준 적용이 이뤄지지 않는 등 총 49건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LH가 최근 한나라당 심재철 국회의원(안양 동안을)에게 제출한 '대형공사 관리 및 집행실태 특정감사 결과보고서(2010.7)' 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29일 현재 단지조성과 주택건설, 부대시설에 대한 LH 건설공사는 모두 254개 지구, 593개 공구에 이뤄지고 있다.

LH 감사실은 이 가운데 올해 준공되면 감사를 할 수 없는 19개 지구 104개 공구를 우선 감사 대상지구로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공사 진행률과 설계 변경 현황 등을 감안해 선정했다는 것이다.

감사 결과, 모두 49건(사업비 227억원 상당)의 문제점이 발견됐다. 계획 및 설계 분야 사업비 문제가 16건(103억원), 설계 변경 분야 감액 미조정이 11건(23억원), 감액 연동제 검토 지연이 5건(99억원), 공사 관리 분야 문제점이 14건(2억원), 업무 개선 분야가 3건을 차지했다.

감사 결과를 살펴보면 ▲터파기 등으로 자체 조달이 가능한데도 외부의 토량을 반입하거나 ▲배수처리에서 자연배수가 가능한데도 집수정과 펌프를 설치하도록 하고 ▲아파트 턴키공사의 경우 계약금액을 증액할 수 없는데도 실시설계 도면을 반영한다는 이유로 관련 비용을 증액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2008년 9월 대비 2008년 12월에 물가지수가 내려 감액 연동제가 성립되는데도 이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현장 품질관리 시험 비용은 수급업체가 지급해야 하지만 하도급업체가 부담하도록 했다.

LH감사실은 자체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도 대부분 해당 사업장에 통보하는 등의 솜방망이 조치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보 25건, 시정 5건, 개선 2건, 감액 17건의 조치가 이뤄졌고, 주의와 경고는 각각 10건과 1건에 불과했다.

심재철 의원은 "일부 건설공사에 대한 자체감사에도 불구하고 LH의 방만하고 미숙한 운영이 드러났다"면서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LH의 전체 사업 대상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조사를 통한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LH 쪽은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49건의 지적 사항 가운데 절반 정도가 이미 조치가 이뤄졌고, 나머지도 이해 관계자와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것.

LH 감사실 김영일 차장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일부 문제점이 발견된 현장에 대해 예산 절감이 가능한 부분은 민간사업자와 적극적으로 협의해서 조치하라고 했다"며 "이를 건설공사가 방만·허술하게 이뤄졌기 때문으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체 사업장에 대한 실태 조사 필요성과 관련해 "감사 대상에 포함된 19개 지구 104개 공구는 공사 진행률과 설계 변경 현황 등을 감안해 대형 사업장 위주로 선정한 것"이라며 "전체 사업장으로 감사를 확대한다고 해도 부당 집행(문제점)이 비례적으로 늘어날 사항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감사 결과 솜방망이 처분과 관련해서도 "지적 사항 중 대부분이 현장 여건이 당초 설계와 많이 달라져 변경을 추진한 것이지 현장 담당자들이 부적절하게 업무를 처리해서 일어난 것은 아니다"라며 "따라서 문책 인사 등의 조치는 없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자체 감사 결과 조치 사항에 대해 "내부적으로 채찍을 가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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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바 2010-09-29 21:52:37
자체 감사하고 제대로 처리도 안하면 감사는 왜 하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