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나선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 한미우호증진협의회 등 일부 극렬 보수단체를 강력 규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12일 "극우세력이 '5.18은 북한군의 소행'이라며 유네스코 유산 등재에 조직적 반대운동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또 차영 대변인은 "5.18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방해하는 보수단체는 망동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극우세력은 5.18의 숭고한 정신을 훼손하는 망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까지 찾아가서 '광주시민학살이 북한 특수부대의 소행'이라는 청원서를 제출하며 유네스코 유산 등재를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24일 유네스코의 최종 결정을 앞두고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5.18이 북한군에 의한 소행'이라는 해괴망측한 주장을 앞세우며 유네스코 등재를 반대하는 것은 참으로 역사를 무시하고 5.18 희생자와 광주시민을 거부하는 망국적 반민주적 작태"라고 규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5.18 기념식 3년 연속 불참 움직임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 원내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3년 간 5.18 기념식에 불참하고, 작년에는 수십년 간 불러오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금지시켰다"며 "왜 이명박 정부에 와서 숭고한 5.18의 정신을 이렇게 훼손하는지, 마침내 파리 유네스코에서까지 '북한군 소행'이라는 주장을 하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끝으로 "우리는 다시 한 번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 국가재정의 4대위기 타파를 위해서 반드시 야권이 통합 및 연합연대해서 내년도 총선과 대선에 승리함으로써 이런 불행한 역사가 연속되지 않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차영 대변인도 극단적인 일부 보수단체와 이명박 정부를 싸잡아 비판했다.

차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지난 20~30년 간 어느 별에라도 갔다고 온 사람들인가, 아니면 냉동되었다 되살아난 반공시대의 인간이기라도 했다는 말이냐"고 보수단체의 황당한 행위를 비난했다.

이어 이들 보수단체에게 유네스코 등재 반대운동을 즉각 중단하고 광주영령과 유가족, 광주시민에게 석고대죄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들 단체들 가운데 국가정체성회복국민협의회는 정부보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부와 사전 조율 등 관련설 의혹을 제기했다.

차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이들 단체와 같이 5.18 기록물 유네스코 등재를 반대하는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