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강기갑, 사천에서 정상에 서다
상태바
농민 강기갑, 사천에서 정상에 서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4.10 01: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방호 후보와 겨뤄 극적 승리... 18대 총선 최대 파란 연출

"12만 사천시민 여러분의 다함없는 격려와 아낌없는 질책, 모두 마음속에 새기고, 항상 처음 마음가짐 그대로 변치 않는 의정활동을 약속드립니다. 농어민, 비정규직노동자, 중소상인, 중소기업인의 절규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희망을 일구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박수받고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12만 사천시민 여러분의 다함없는 격려와 아낌없는 질책, 모두 마음속에 새기고, 항상 처음 마음가짐 그대로 변치 않는 의정활동을 약속드립니다. 농어민, 비정규직노동자, 중소상인, 중소기업인의 절규를 외면하지 않고 함께 희망을 일구는 국회의원이 되겠습니다. 박수받고 신뢰받는 정치를 만들겠습니다."

민주노동당 강기갑 후보가 여권의 핵심 실세인 한나라당 이방호 후보를 쓰러뜨리며 4.9 총선 최대의 파란을 일으켰다.

한나라당의 텃밭인 경남 사천에서 맞붙은 두 후보는 총선 전부터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언론의 주목을 받아 왔다. 물론 한나라당 이 후보의 압도적 승리로 끝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사천시민들은 이 후보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안겼다. 한나라당 공천 파동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 후보가 민심의 역풍을 만나 '해보나마나한 게임'에서 몰락한 것이다.

강 후보는 당선이 확정된 9일 밤 당선사례를 통해 "사천도 놀라고, 대한민국도 놀랐다. 온 국민이 감탄한 사천시민 여러분의 위대한 선택에 벅찬 감동을 누를 길이 없다"고 감격스런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날 총선은 혈투였다. 초반 강 후보가 간발의 차로 앞서 나갔지만 시간이 갈수록 엎치락뒤치락 반전을 예고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이 후보의 대추격이 벌어졌다. 개표가 마무리된 10일 새벽 1시 현재 강 후보 2만3864표(47.69%), 이 후보 2만3686표(47.33%)로 178표(0.36%포인트)에 승부가 갈렸다.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 낸 강 후보의 사무실에는 이날 대역전 드라마를 취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몰려든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책상 위 전화벨도 쉼없이 울렸다.

▲ 당선이 확정된 10일 새벽 민노당 강기갑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경남 사천 선거사무실에서 만세를 부르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강기갑 후보 선거사무실)
강 후보는 이번 총선 의미에 대해 "오만한 권력에 대한 사천 시민의 심판이요, 희망의 사천 미래, 일하는 사람들이 잘사는 세상을 열라는 엄중한 주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혼신의 힘을 다해 실천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의 마음과 같이 진정 지역민을 보살필 줄 아는 섬김의 정치를 펼쳐나갈 것"이라며 "노동자, 농민, 서민의 삶을 제대로 개선시키고 약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 앞장서서 일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창원을에서 한나라당 강기윤 후보와 격돌한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도 48.19%(4만2809표)의 최종 득표율로 44.66%(3만9667표) 득표에 그친 강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