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미국은 친미주의자를 반미주의자로 만들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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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미국은 친미주의자를 반미주의자로 만들지 말라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1.06.24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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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겸 칼럼니스트)

▲ 이병익 정치평론가 겸 칼럼니스트.
ⓒ 데일리중앙
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 미국이라는 나라는 참 좋은 나라였다. 대한민국을 공산침공에 의한 적화의 위기에서 구해주고 수많은 구호물자로 우리의 어버이 세대들에게 배고픔을 면하게 해주었다. 어릴 때부터 보았던 미군들은 쾌활하고 다정한 사람들이었고 좋은 이웃이었다고 기억한다. 또한 내가 미국에서 살았을 때 겪어본 대부분의 미국인들도 양심적이고 좋은 이웃들이었다.

한국전 당시에 인도주의 정신을 발휘한 미국 군인들을 기억한다. 흥남철수작전때에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피란민을 태우려고 노력했던 당시 10군단 사령관 알몬드소장, 그를 설득했던 해병장교 포니대령, 빅토리아호의 라루선장등은 피란민들의 영웅이었다. 미국인들이 한국전에서 수만명이 죽고 다치면서 지켜낸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미국에 대해서 감사하고 경의를 표한다.

전란 후에 미국은 직, 간접적으로 한국의 경제를 지원했다. 당시 쏘련과 중공을 위시한 북한이라는 거대한 공산주의 블록으로부터 자유진영을 지켜온 보루로서 미국은 큰 업적을 남겼다. 지금도 미국은 세계경찰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렇게 자유진영의 평화를 지켜온 미국이었다. 공산주의의 몰락으로 미국의 역할은 강화되었고 영향력은 확대되었다.

미국의 세계전략은 옳은 방향으로 가기도 했지만 약소국들에게 아픔을 주기도 하였다. 세계의 정의를 지킨다는 명분이 퇴색되어 미국이 지키고자 한 정의와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추구하는 정의가 부딪히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미국의 독선적인 행위로 고통받는 나라들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미국의 강압적인 독선으로 국가적인 피해를 보았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미국의 이익을 앞세우면서 우리나라가 피해를 보는 일이 앞으로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지금까지 한국의 강력한 우방이었고 앞으로도 우호적인 관계는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사건에서 보는 미국인들의 태도는 몹시 무책임하고 불쾌한 기억이 많다. 이런 일들로 인하여 미국에 호감을 가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반미를 외치는 젊은 사람들의 생각에 동조를 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된 것이 마음 아프다. 미군부대 영내에 고엽제를 묻었다고 증언한 사람들에 의하여 조사가 진행되어왔는데 샤프 주한미국사령관의 태도가 국민들의 공분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하기 전에 조사부터 착실히 하겠다고 했으면 될 것을 면책부터 하겠다는 발언으로 들렸다. 또 미 8군사령관 존슨도 칠곡의 미군부대가 마치 캠프내 지하수를 마시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나는 미군 장성들이 솔직해졌으면 한다.

자신은 부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모를 수 있겠지만 진상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자세가 필요하다. 시간이 좀 지났지만 미선,효순양 사건도 미군의 실수라는 사실을 처음부터 인정했더라면 반미감정을 누그러 뜨릴 수 있었다고 본다. 한국전 당시의 노근리 사건도 처음부터 진상조사에 적극 협력했으면 사과하고도 국민들로부터 비난받는 일은 피할수 있었을 것이다. 두명의 미국인 청소년에 의한 내국인 살인사건 같은 것도 조사에 협조를 하고 처벌을 받을 각오를 했어야 하는 것이다. 주한 미군에 의해 일어나는 각종 범죄사건도 우리국민의 법정신에 비추어 사법권을 행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한국법에 따라야 하는 것이다.한미주둔군지위협정도 일방적인 미국인 우선위주로 결정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한국인을 무시하는 행위들이 일어나고 있으니 친미주의자가 반미로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주한미군에서 시행하는 “좋은이웃” 이라는 프로그램을 백번 하면 뭣하는가? 소수의 사람을 미군캠프로 초대해서 밥을 먹어본들 이들이 미국에 대해서 신뢰를 하겠는가?신뢰라는 것은 미국인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늘처럼 스티븐스 미국대사가 해녀복을 입고 해녀들과 같이 일을 해보는 체험을 갖는 것처럼 같이 호흡한다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스티븐스 미국대사의 이미지나 모습이 한국민들에게는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미국에게 고한다. 미국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을 갖는 한국인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통상분야에서는 밀고 당기고 하는 게임을 할 수 있다. 또 외교분야에서는 시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인이 한국사회에 존재하고 있고 생활하고 있는데 살면서 겪는 사회적인 문제는 미국과 같은 문제의 잣대로 보아주기를 바란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국민은 공정하다고 느끼게 될 것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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