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사람은 이날 오전 국회의사당 의원식당에서 만나 10.26 재보궐선거 등 공통관심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안 지사와 송 시장이 박 후보와 국회에서 회동을 가진 것은 박 후보를 측면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후보는 이날 90년대 <문화방송>(MBC) LA특파원 시절 입던 빨간색 자켓을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먼저 와 기다리던 박 후보는 안 지사와 송 시장이 잇따라 입장하자 큰 소리로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며 악수했다.
세 사람은 손을 맞잡고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며 결의를 다졌다. '젊고 새로운 지방정부'가 이날 회동의 주제.
먼저 송영길 시장이 "오늘이 공교롭게도 9.28 서울 수복의 날"이라고 상기시키며 10.26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의 승리를 기원했다.
이에 박영선 후보는 "지난 25일 경선할 때 두 사람의 이름을 허락없이 도용했다"고 농담을 건넨 뒤 "우리 당원들과 서울시민들이 젊고 역동적인 지방정부를 원하고 있는 것 같다. 상식적인 이러한 메시지가 크게 전달될 것 같다"고 말했다.안희정 지사는 "서울시민들이, 시민사회가 야권이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줄 것을 기대하고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다. 여기에 있는 박영선 후보, 송영길 시장은 새로운 민주당이요, 미래의 얼굴"이라고 치켜 올렸다.
송 시장과 안 지사는 선거법 위반 우려 때문에 박영선 후보를 특정하거나 지지 발언은 하지 않았다. 발언의 한계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망설이는 듯했다.
안 지사는 특히 분권과 자치를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에는 여야가 있지만 또한 분권파도 존재한다. 1단계 민주주의가 3권분립이라면, 2단계 민주주의는 중앙과 지방의 분권이다"라고 강조한 뒤 박영선 후보를 쳐다보며 "분권과 자치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마무리 발언을 통해 "정당정치는 책임정치"라며 정당정치의 복원을 강조했다. 이 말은 결국 야권 시민후보 박원순 변호사를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그는 "서울시민은 반짝하다 사라지는 정치세력이 아니라 정당정치의 복원을 바라고 있다"며 "서울시장이 되면 시민이 바라는대로 책임있게 열심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