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공기업, 기업은 '빚잔치'- 직원은 '돈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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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공기업, 기업은 '빚잔치'- 직원은 '돈잔치'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09.29 17:5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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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자없는 돈은 먼저 보는 놈이 임자?"... 경기도시공사 "정부에 가서 따져라"

▲ 이석현 민주당 국회의원.
ⓒ 데일리중앙
'기업은 망하는데, 직원은 룰루랄라~ 돈잔치'

경기도 산하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경영 부실 등으로 해마다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데도 직원들은 해마다 많게는 수십억원씩 돈잔치를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공기업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산하 대표적인 공기업인 경기도시공사의 사례를 보면, '국민세금은 눈 먼 돈,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말이 실감난다.

국회 행정안전위 민주당 이석현 의원(경기 안양 동안갑)은 29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산하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방만 경영을 강도 높게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시공사의 부채 규모는 2008년 5조2644억원, 2009년 6조7159억원, 2010년 7조5270억원으로 해마다 1조원 이상 빚이 불어났다. 그러나 이 기간 직원들은 64억원이 넘는 성과급 잔치를 벌였다. 특히 2010년에는 32억원의 현금 선물이 직원들에게 주어졌다.

공사 쪽은 정부의 경영평가에 따른 성과급이라고 이유를 대고 있지만 1년에 1조원 넘는 부채를 늘리는 경영이 성과급 지급 대상이라는 데 동의하는 국민이 몇이나 될지 의문이다.

더욱이 경기도시공사 관계자는 보강취재에 나선 기자에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궁금한 게 있으면 행정안전부로 연락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정부에서 시키는 대로 했으니 잘못이 있다면 정부에게 따져라는 것이다.

경기평택항만공사도 2010년 말 기준 부채 비율이 873%에 이르지만 그해 직원들에게 8400만원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평택항만공사 홍보마케팅 김정훈 과장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배후 물류단지 조성에 경기도비가 지원돼 자금이 수령되고 지출되는 과정에서 차액이 발생, 일시적으로 재무제표상 부채로 계상돼 부채 비율이 높게 표시되고 있다"며 "실제로 금융 부채는 전혀 없는 상태"라고 해명했다.

공공기관인 신용보증재단과 농림진흥재단, 경기도의료원도 기관은 적자에 허덕이는 데 성과급은 지급됐다. 특히 경기도의료원의 경우 지난해 90억96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해 직원들에게는 성과급이 나가지 않았으나 기관장에게는 1300만원의 현금 다발이 배달됐다.

경기도와 해당 기관에서는 경영평과를 구실로 규정대로 성과급을 지급했으니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들은 정부의 경영평가 항목이 대체 어떻길래 빚더미 경영에도 수십억원의 성과급을 지급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이석현 의원은 "빚에 허덕이고 적자가 많은 공기업과 공공기관에 대한 경영평가가 부실하기 때문에 이런 행태가 벌어지는 것"이라며 "경영평가와 성과급 지급에 대한 규정을 고쳐 다시는 이러한 행위가 벌어지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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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지사 2011-09-30 08:32:45
저런 싸가지 없는 경기도시공사는 구민 혈세만 빨아먹는 흡
햘귀와 같다. 폐지하라.

미들스쿨 2011-09-30 08:23:36
우리나라 공기업은 왜 이렇게 맨날 얻어터지기만 할까?
아무리 눈이 먼 돈이라지만 저건 너무 하다.
정부는 적자경영해도 평가에서 우수 점수를 주나보군.
정부가 저렇게 개판이니 밑에서도 개판으로 노는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