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소방대는 먹이사슬 '복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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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소방대는 먹이사슬 '복마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1.10.25 03:10
  • 댓글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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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업체-공사 유착비리 의혹 제기... 공사 쪽 "터무니없는 비방"

▲ 인천국제공항 전경. 인천공항 개항 이후 특정업체가 소방 업무를 도맡아 와 인천공항 소방대 운영 용역 입찰 비리 의혹이 불거졌다. (사진=인천국제공항 홍보팀)
ⓒ 데일리중앙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소방대 운영 용역을 둘러싼 입찰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인천공항 소방대가 '복마전'이니 유착비리의 온상이니 하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은 개항 직전인 지난 2000년 1기 소방대 운영 용역('00.8.1~'03.7.31)을 발주했다. 11개 업체가 참가한 입찰에서 ㅎ업체가 낙찰받았다. 이 업체는 1992년부터 인천공항의 소방공사 설계 및 감리를 맡아왔다.

하나마나한 입찰... 인천공항 소방대는 'ㅎ업체 전성시대'

5개 업체가 참가한 2기 소방대 운영 용역(('03.8.1~'09.1.31) 입찰에서도 ㅎ업체가 손쉽게 사업을 따냈다. 일반적으로 용역 기간은 3년이지만 공항공사는 내부 규정을 들어 이 업체에 2년 연장 혜택까지 안겨줬다.

3기 용역('09.2.1~'12.1.31) 입찰 역시 ㅎ업체에게 낙찰의 행운이 돌아갔다. 28개 업체가 입찰에 참가했지만 경쟁 업체들을 물리치고 ㅎ업체가 최종 낙찰자로 결정된 것. 공항공사는 2012년 1월 3년 계약이 끝나는 이 업체에 다시 2년을 더 연장해줄 예정이다.

20년 넘게 한 업체가 인천공항의 소방대 운영 용역을 배타적으로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왜 그럴까. 이 논란에서 최대 쟁점은 입찰 과정에서 적용되는 적격심사기준. 신규 입찰 때마다 적격심사기준을 고쳐 특정업체가 낙찰받도록 했다는 의혹이 집중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봐주기식 '맞춤형' 적격심사기준이라는 것이다.

실례로 1기 용역 입찰 때 적격심사기준에는 당해 과업 실적 10억원 이상, 재무상태, 조류퇴치 면허자 등이 포함됐다. 과도한 적격심사기준과 봐주기식 적격심사기준이 뒤섞여 특정 업체를 위한 입찰이었다는 지적이 높았다.

2기 입찰에서는 소방대 운영 실적과 소방대 전문인력 확보를 심사기준에 넣어 배점도 크게 했다. 이미 인천공항 소방대를 운영하고 있는 ㅎ업체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불특정 업체의 접근이 원천적으로 차단된 것이다. 

3기 용역 입찰에서도 특정업체 봐주기는 계속됐다. 사업수행능력(당해 용역 실적 및 매출액) 60%와 재무상태 40%로 평가했다. 한 해 평균 100억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는 인천공항 소방대 운영 ㅎ업체에 대한 '맞춤형' 심사기준이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은 대목이다.

수시로 입찰 적격심사기준 손질... ㅎ업체 '맞춤형' 기준

▲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 데일리중앙
참고로 2008년 기준 최근 5년 간 소방 용역 실적(추정)을 살펴보면, ㅎ업체 419억2000만원, ㄱ업체 77억9000만원, ㄴ업체 24억5000만원, ㄷ업체 19억4000만원, ㄹ업체 12억2000만원, ㅁ업체 5억1000만원 등이다. 
 
입찰 비리 의혹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ㅎ업체는 낙찰하한율보다 월등이 높은 입찰가를 써내고도 번번히 낙찰된 것으로 알려져 여러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인천공항 소방용역 입찰이 꼼수에 놀아난다?

인천공항 3기 소방대 운영 용역 입찰에 참가했던 한 업체의 관계자에 따르면, 낙찰하한율이 72.995%인데 낙찰율은 1기 95%, 2기 89.7954%였다. 73원에 발주할 수 있는 사업을 95원, 90원에 발주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고액 낙찰 방식으로 공항공사는 수십억원씩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관계자는 "한 업체가 20년 넘게 인천공항의 소방설계, 소방감리, 소방점검 및 소방대 운영 등 소방에 대한 모든 것을 독점하고 있는 것은 용역 발주처인 인천공항 구조소방팀의 특정 업체 봐주기가 없다면 이뤄질 수 없는 일"이라며 유착 의혹을 강하게 제기했다.

그는 "인천공항공사가 그때그때 적격심사기준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의 암수와 꼼수를 쓰고 있다"며 "공항공사와 ㅎ업체가 짜고치는 고스톱을 그만두지 않는 한 다른 업체는 어떤 수를 써더라고 소방 용역을 따낼 수 없다"고 주장했다.

거대한 먹이사슬과 복마전에 대한 심증은 있지만 물증이 없다?

인천공항 소방용역 비리 의혹에 대해 국회 국토해양위에서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위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실은 이번 사태를 주목하며 진상 파악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 의원실 김대진 보좌관은 24일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20년 가까이 특정 업체에 용역을 몰아주고, 거기다가 입찰가를 올려 낙찰받게 하고 계약 기간도 2년씩 연장해주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많다"며 "사실관계를 확인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국회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국회 국토위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
ⓒ 데일리중앙
인천공항공사는 입찰 비리 의혹에 대한 <데일리중앙>의 취재가 시작되자 공식 답변을 통해 소방대 운영 용역 입찰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졌다고 적극 해명했다. 해당 업체도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제기된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인천공항공사 구조소방팀 윤용규 과장은 "1~3기 공항소방대 용역 입찰은 국가계약법 및 우리 공사 계약사무처리규정 등 관련 절차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시행했기 때문에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는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공항 관계자 "입찰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

윤 과장은 적격심사기준에 기술인력 보유 현황을 포함한 것과 관련해 "인천국제공항에서 소방대 역할이나 중요성, 비중 등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일정 수준 이상의 전문인력 보유를 심사기준으로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소방대 운영 실적을 평가 항목에 넣은 것에 대해 "공항소방대는 항공기 사고 등 공항에서 대형 재난
사고 시 대처능력 확보와 소방대의 임무 및 역할의 중요성을 고려해 실질적으로 공항소방대를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사업수행능력 평가항목에 포함한 것"이라며 "업체 선정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ㅎ업체의 용역 2년 연장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윤 과장은 "용역 기간 2년 연장은 우리 공사가 비정규직 고용 보호 및 공항 안정 운영을 위한 차원에서 전체 38개 용역에 동일하게 계약조건을 적용했으며, 소방대 용역도 상기 방침에 따랐다"고 밝혔다.

ㅎ업체 관계자도 "모든 것이 투명하고 공개된 시대에, 그것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기업에서 그런 비리가 있을 수 없다"면서 "더욱이 인천공항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입찰을 진행할텐데 우리에게 특혜를 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인천공항공사 감사실, 입찰 비리 내부 감사에 나서나

한편 인천공항공사 감사실은 이번 소방대 운영 용역 입찰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도 높은 내부 감사를 예고했다.

최형복 감사실장은 "한 업체가 오래 동안 용역을 맡아오다 보니 그런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것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며 "앞으로는 특정업체에게 일방적으로 용역이 돌아가는 일이 없도록 적극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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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수 2011-10-29 18:19:58
악직도 정신 못차린 xx들이 있다니

엿장수 2011-10-26 20:33:09
인천공항하고 그 머시기 하ㄴ다는 인소방하는회사도 그렇고 엿 많이 드세요

터무니없댄다 2011-10-26 20:32:01
그래서 2년 더연장하자고하는거구나.잘들한다 못난것들

선거합시다 2011-10-26 20:29:20
사회돌아가는거도 이모양이고

한마디만 2011-10-26 20:28:40
이러면서도 계속 할라고 하네. 또 연장한다는 말이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