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박근혜 회동... "잘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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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박근혜 회동... "잘해봅시다"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2.01.17 14: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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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국민경선 동시에 하자"... 한 "정봉주법 관심가져달라"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실에서 첫 회동을 갖고 정치 현안 등 공동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데일리중앙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가 17일 오후 국회에서 첫 회동했다. 한명숙 대표가 취임 인사차 박 위원장을 찾은 것이다.

오후 1시29분, 한나라당 비대위원장실. 박근혜 위원장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2분 뒤 김현 부대변인과 최규성 사무총장, 오종식 대변인을 앞세우고 한명숙 대표가 도착했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던 박근혜 위원장이 일어서며 한명숙 대표를 반갑게 맞이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서로 인사를 나누며 악수를 하자 수십개의 카메라 플래시가 동시에 터졌다.

박근혜 위원장이 먼저 "당대표에 당선되신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한명숙 대표는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박 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국민생활을 책임지겠다'고 하신 말씀 들었다. 기대가 크다.  구체적인 방법은 다를 수 있겠지만 국민의 삶을 우선으로 하는 정치 목표가 같다면 앞으로 국민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민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서로 적극 협력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대표는 "진심으로 축하해주서 너무 고맙다. 같이 잘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80만명의 자발적인 시민이 참여한 역동적인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돼 자부심도 크지만 국민들의 삶을 책임져야 된다는 의미에서 어깨가 무겁고 책임감이 크다"고 응했다.

한 대표는 이어 "아마 우리나라 정치사상 여야의 대표가 (동시에) 여성으로 된 것은 처음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2012년이라는 해가 우리 여성들이 국민의 삶을 책임지고, 정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혁신의 작업을 같이 할 수 있는 해가 될 것 같다. 힘을 합쳐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자"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도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 되도록 우리 함께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며 화답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정치 쇄신의 핵심은 공천권'이라며 공천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공천권을 힘 있는 몇 사람에게서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나라당에서는 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며 민주당의 동참을 요구했다.

한명숙 대표는 "저희 민주통합당에서도 공천혁명을 반드시 이뤄야겠다는 국민적 약속을 했다"며 장단을 맞췄다. 이어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국민참여경선을 할 것"이라며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면 공천혁명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박 위원장이 기다렸다는 듯이 선거법 개정을 들고 나왔다.

▲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17일 오후 취임 인사차 국회 집무실을 방문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를 동행한 최규성 사무총장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데일리중앙
박 위원장은 "여야가 모두 국민경선제를 채택하기로 결정했으니 국민경선의 부작용을 없애고 성공적으로 이 제도가 정착되도록 여야가 같은 날 동시에 (후보 공천을 위한) 국민경선을 실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선거법 개정 논의를 하루빨리 시작하자"고 전격 제안했다.

이에 한 대표는 "우리는 국민참여경선에 모바일을 도입(이용)할 생각이다.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관련법이 개정되면 동원·조직·돈선거의 낡은 정치가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 "선거법 개정에 대해서 같이 의논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자료를 오늘 드리고 가겠
다"며 박 위원장에게 관련서류를 전달했다.

한명숙 대표는 끝으로 BBK 폭로 사건으로 구속돼 이날 아침 서울교도소에서 멀리 홍성교도소로 이감된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한 대표는 "정봉주 전 의원이 지금 감옥에 있는데 이것은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른바 '정봉주법'이 국회에 제출돼 정개특위에서 논의되고 있다. 여야 합의로 2월 임시국회에서 이 법이 통과될 수 있도록 협조와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즉답을 피한 채 "들어서 알고는 있다. 알겠다"고 간단하게 답했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 건강하시고 같이 힘을 합해서 국민의 삶을 더 낫게 하기 위해 좋은 정치가 시작되도록 함께 노력하자. 앞으로 자주 뵙기를 바란다"고 마지막으로 인사했다.

한 대표도 "늘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국민의 편에 서서 느끼고 행동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여성 여야의 대표로서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국민 곁으로 다가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12분 정도 대화를 나눈 뒤 오후 1시43분께 자리에서 일어났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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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밥 2012-01-18 09:13:32
정치권도 바야흐로 여성전성시대가 도래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