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오후 경기도 가평 현등사(경기 가평군 하면 하판리 163번지) 보유문화재의 가치와 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정병국(전 문화체육광관부 장관) 한나라당 의원, 가산 현등사 주지스님과 김동현 전 문화재위원, 최기수 서울시립대 교수, 최응천 문화재위원(동산문화재분과), 소재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소장, 류춘규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과장 등 문화재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정병국 의원은 환영사에서 "함박눈이 너무 많이 와서 현등사까지 어떻게 올라오나 걱정했는데, 부처님의 가피가 더 이상 눈이 많이 안 오게 해주셨는지 눈이 그쳤다. 간담회에 참석할 수 있게 돼 다행이다" 라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현등사 가산 주지스님께서는 부임후 지금까지 현등사가 갖고 있는 여러가지 가치나 문화재에 대해 소상하게 파악ㆍ연구하셔서 잘 정리해 놓으셨다. 오늘의 자리가 마련된 계기는 가산 주지스님께서 '현등사 문화재 가치를 인증받기 위한 절차와 문화재에 대한 역사적 가치를 재고하는 기회가 필요하다' 는 말씀이 있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정병국 의원은 "일찌감치 방문해 현등사의 문화재에 대한 현장 답사와 문화재의 가치에 대해 토론하시는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면서 "현등사가 갖고 있는 역사적 가치, 스토리까지도 우리가 앞으로 새로운 문화재를 정립하고, 문화재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가는 데 큰 밑받침이 돼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덧분여 "현등사는 가평의 자랑이다. 현등사가 가평에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한다. 또한 가평 주민분들께서 현등사의 문화적 가치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계신 것에 대해서도 깊이 감사드린다. 아울러 귀중한 시간을 내주신 각 분야 전문가 분들께도 감사의 말씀 드린다. 가산 주지스님께도 감사드리고, 모쪼록 좋은 토론시간이 이어져 현등사가 갖고 있는 문화적 가치에 대한 심층적 토론의 장이 되기 바란다." 라고 말했다.

김동현 박사(전 문화재위원)는 "현등사 방문은 처음" 이라면서 "조그만 암자로만 생각했는데, 와 보니 명당자린 것 같다. 나라를 안정시키기 위해 이 터에 자리잡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당시부터 1600년간 법등이 이어온 절은 그리 많지 않다. 경기도 가평에 이런 절이 존재한다는 것은 상당한 자랑거리" 라고 말했다.

김 박사는 그러나 "현등사를 돌아보니 건물 배치라든지, 구석구석이 약간은 정비가 덜 된 느낌이 든다. 진입공간도 이상한 느낌을 받는 진입이다.  앞으로 이 진입을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연구해야 할 것" 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진입로도 상당히 부자연스럽다. 이에 대해 오늘 방문하신 분들과 얘기를 하셨으면 좋겠고.. 정면으로 배치된 화장실 위치도 마음에 걸린다. 어떻게 정비를 해서세상에 현등사를 알리느냐에 대한 것, 사람들에게 160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고찰이라는 인식을 어떻게 심어줄 것인가에 대한 노력이 필요하다" 라고 당부했다.

김동현 박사는 "현등사는 문화재가 많은데 국가지정은 없다. 도지정이다. '국보사찰' 이란 말이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 든다. 유서깊은 역사와 유물이 있으니 문화재 승격을 통해 보물로 지정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이다. 오늘 간담회에 전문가 분들도 오셨는데 이에 대한 조언으로 과학적인 학술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 유물 한 개 한 개에 대한 평가, 앞으로 사찰을 어떻게 천년 고찰답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오늘 얘기한 것을 토대로 학술조사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차적으로 정비해 나가면 훌륭한 절이 될 것이다" 라고 말했다.

소재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소장은 "현등사 3층석탑은 조선시대, 조선전기 석탑으로서는 빼놔선 안 되는 굉장히 중요한 석탑이다. 조선전기 석탑은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다. 원각사지 석탑, 수종사 5층 석탑, 묘적사 각층 석탑, 여주에 있는 신륵사 각층 석탑, 현등사 3층 석탑 등인데, 네 개의 석탑은 현재 국보나 보물로 지정돼 있다. 현등사 3층 석탑만이 제외됐다" 고 안쓰러움을 내비쳤다.

이어 "현등사 3층 석탑은 연구자료를 정리하면, 국가지정 문화재가 되기에 합당하면서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탑" 이라고 말했다.

1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현등사의 보유문화재 국보지정 승격을 앞두고 문화재 관계자들의 활발한 연구조사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다.

김희선 기자 news7703@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