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사무처가 19대 총선 공천 작업을 위한 기초자료로 18대 국회 회기 동안 각종 이유로 재판을 받았거나 말실수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당 소속 의원 명단을 정리한 문건이 확인된 것.

<동아일보>는 이러한 문건을 입수해 3일치 신문 및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살생부'오른 의원은 39명으로 ▷현재 재판 중인 의원(1명) ▷의원직 비상실형으로 재판이 종결된 의원(13명)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의원(25명) 등 3가지 항목으로 나눠져 있다.

여기에는 정몽준·안상수·홍준표 의원 등 전직 대표들의 이름도 올라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불법 후원금을 받은 혐의로 대법원에 계류 중인 장광근 의원이 현재 재판 중인 의원으로 분류됐다.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에 해당하지 않는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은 의원 외에 배우자가 구민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벌금 500만원을 받아 현 지역구에 출마할 수 없는 김충환 의원, 지방선거 때 돈 공천을 한 혐의로 배우자가 실형을 받은 윤영 의원 등이 명단에 올랐다.

전직 대표들의 이름도 포함됐다. 정몽준 전 대표는 18대 총선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80만원을 선고받아 이름을 올렸고, 홍준표·안상수 전 대표는 각각 대표 시절 '이대 계집애' '자연산'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전력이 있다.

39명의 명단 가운데 이미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상득·박진·장제원·홍정욱 의원과 탈당한 최구식 의원을 제외하고 당에서 19대 총선을 준비 중인 의원은 34명이다. 사실상 34명이 '살생부'의 대상인 셈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즉각 반박했다. 해당 자료가 당 사무처에서 작성된 자료는 맞지만 '살생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또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보고된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

황영철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39명의 현역의원과 관련된 자료는 당 사무처에서 작성된 자료가 맞다. 그러나 이 자료는 지금까지 언론 등을 통해 거론됐던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내용들을 요약·정리한 통상적인 자료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황 대변인은 "이 자료는 공천심사에 기초자료로 작성된 것이 아니고, 공천위원들에게 제출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문이 확산되자 권영세 사무총장도 직접 국회 정론관에 들러 기자 간담회를 갖고 적극 진화에 나섰다.

권 사무총장은 "이 문건은 지난해 9월 사무처에서 실무 차원에서 준비한 것으로 공천 결과를 좌우할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언론에서 말하는 '살생부'가 결코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박근혜 비대위원장에게 보고된 적이 절대 없다"고 단언했다.

권 사무총장은 이어 "구설에 너무 의미를 부여하지 말아달라. 명단에 오른 사람을 마치 범죄인으로 모는 것은 당사자에게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기사를 쓸 때 신중하게 다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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