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당시 민주노동당의 공식 선거 슬로건인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청년에게 일자리를'을 다시 쓰기로 한 것.

통합진보당은 지난 5일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총선승리 전진대회에서 '1%특권 독점 해체, 99% 국민행복 실현'을 선거 메인 슬로건으로 정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내부 논의를 통해 이 슬로건보다 8년 전의 민주노동당 슬로건이 현재의 시대정신을 더 잘 담아내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대표단회의에서 "총선승리 전진대회에서 정한 '1%특권 독점 해체, 99% 국민행복 실현'이 메인슬로건으로 좋은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 많이 고민을 하다가 어제 복고풍으로 옛날 슬로건을 되살리기로 대표단들이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합진보당은 새로 정한 메인 슬로건이 적힌 플래카드(펼침막)가 이번주부터 각 지역 선거구에 다시 내걸릴 예정이다.

2004년 당시 여당 국회의원이었던 유 대표는 "당시 민주노동당이 내걸었던 '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청년에게 일자리를' 이 슬로건은 너무 일찍 만들어진 구호였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정신에 딱 들어맞는다는 것아디.

그는 "이제 비로소 우리 국민들이 2004년 민주노동당의 구호를 온 마음으로 접수하실 준비를 갖춘 시점으로 판단된다"며 "아직도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고, 99%의 국민행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이 과제를 반드시 실현해야 하기 때문에 1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이 슬로건을 다시 살려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공동대표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심 대표는 박근혜 위원장이 전날 라디오 연설에서 '잘못된 과거와는 깨끗이 단절하겠다'고 한 발언을 언급하며 "박근혜 위원장이야말로 잘못된 과거의 유산을 정치적으로 승계한 장본인이라고 생각한다. 미래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누리는 높은 인지도부터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이다. 또 박 위원장에게 독재정권의 후광이 없었다면 오늘의 박근혜 위원장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이 누리는 여권 내의 지지도와 권력도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침묵하는 것에 따른 반사이익이고, 자신의 정치로써 쌓은 탄탄한 지지와 권력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잘못된 과거를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가진 대표적인 정치인이 바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라는 것이다.

심 대표는 "MB와 차별화로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은 단절도 아니고, 미래도 아니라고 본다"며 "잘못된 과거와 단절하고 미래로 가는 총선을 하고 싶다면 다른 누구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먼저 잘못된 과거와 스스로 단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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