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탈북 주민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무기한 단식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자유선진당 박선영 국회의원의 중국 방분 비자 발급을 거부해 파장을 낳고 있다.

박 의원은 중국 주재 우리 공관의 업무 보고를 듣기 위해 지난 13일 중국 방문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사실상 거절당했다. 이 때문에 중국을 방문해 탈북자 강제 북송 문제를 논의하려던 박 의원은 출국하지 못했다.

박 의원은 2박3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해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에서 탈북자 문제에 관한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서 보좌진 2명과 함께 중국 정부에 비자를 신청했다.

중국 정부의 태도에 자유선진당은 "대한민국이 그리 만만하냐"며 강력 반발했다.

이기주 선진당 부대변인은 28일 관련 논평을 내어 "중국 측의 조치는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상대 주권국가를 모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중국 정부를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부대변인은 "개개인이 헌법기관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이 재외공관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신청한 비자가 거부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되는 일이다. 중국이 한국을 동등한 파트너로 생각했다면 이처럼 방자한 태도를 취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중국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그리 쉬운 상대로 보이는가. 중국대사관 측은 박 의원의 비자 발급을 거부한 배경에 대해 납득할 만한 사유와 설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자유선진당은 아울러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를 꾸짖으며 이번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에 적극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이 부대변인은 "이번 사안은 비단 국회의원 한 사람의 비자가 거부당한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대 국가의 문제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또한 이번 사태가 중국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저자세 외교'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외교 당국 스스로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중국 정부를 향해서도 "차제에 중국은 자칭 '대국'에 걸맞은 인권국가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대국을 자칭하는 나라가 되레 주재국 현역 의원에게 결례를 범한다면 스스로 '소국'을 자초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탈북자 강제 북송에 반대하며 지난 21일부터 서울 종로구 중국대사관 앞에서 8일재 단식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편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 쪽은 전화를 받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한국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