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강철규 공천심사위원장이 이틀째 공천심사를 중단하고 있다. 4.11총선 공천 심사를 둘러싸고 공심위가 당 지도부와 갈등하고 있는 것이다. 

강철규 위원장은 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당은 집권하기 어렵고 집권해도 좋은 정치를 할 수 없다"고 한명숙 대표 등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이는 전날 수도권 지역 공천자 발표 관련해 예정됐던 기자간담회가 사실상 지도부의 저지로 무산된 데따른 강한 반발인 셈이다. 실제 지난 29일 오전 11시에 예정됐던 강 위원장의 공천 심사 결과 설명을 위한 기자간담회는 최고위원회가 의결을 지연하면서 낮 12시까지 늦춰지다 결국 취소됐다. 이 때문에 1시간 정도 간담회를 기다렸던 기자들은 허탈해 하며 불만을 터뜨렸다.

강 위원장은 "공천 중간 결과를 알리는 기자간담회가 어제 예정됐었는데 열리지 못했다.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은 국민 여러분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과 같다. 이 자리를 빌려서 기자 여러분과 국민들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기자간담회 무산에 반발해 강 위원장은 전날부터 공천 심사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먼저 심사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사과를 드린다. 국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생각하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되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제가 이번 일에 마음이 아픈 이유"라고 밝혔다.

여러 곳에서 공천 반발 등 잡음이 끊이지 않은 것도 이번 사태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강 위원장은 "어제 기자회견 무산은 국민을 무시한 예라고 생각한다"며 지도부의 사과를 요구했다.

강 위원장은 "당 지도부가 처음에는 국민을 무겁게 생각했다"며 "그러나 공천 작업이 중반으로 가며 국민은 딴전에 두고 각자의 이익이나 당선에 연연해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민주당의 공천시스템을 비유하자면 복잡한 사거리 신호시스템과 같다. 힘 있는 사람의 수신호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15명의 공심위원이 채점하고 합산해서 후보자를 선발하는 방식이다. 뒤에서 리모컨으로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시스템에 오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그는 "당 지도부는 공천개혁에 대한 국민 여러분의 염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국민을 두려워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거듭 맹성을 촉구했다.

강 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민주통합당을 통해서 정치혁신을 바라는 국민의 간절함 염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민주통합당의 정신은 민주와 통합에 있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지도부에 충고했다.

한편 서울 노원갑의 전략공천 지역 선정해 반발하고 있는 이 지역 유권자 200여 명은 이날 오후 영등포 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어 "노원갑 지역이 정봉주 전 의원의 사유물이냐"며 전략공천 철회를 강력 요구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