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수출중단 요청은 미국 선처 기다리는 구걸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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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수출중단 요청은 미국 선처 기다리는 구걸외교"
  • 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6.03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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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국가로서 당당하게 재협상 요구해야... 자유선진당 "국민 자존심 내동댕이쳐도 되나"

▲ 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야3당은 2일 국회에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연석 회담을 열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과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민주당 등 야당들은 3일 정부가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 수출을 중단해줄 것을 미국 정부에 요청한 데 대해 "굴욕적인 구걸외교"라고 맹비난했다. 주권국가로서 정정당당하게 전면 재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민주당 차영 대변인은 "여전히 정부는 국민의 뜻보다는 미국 정부 눈치를 보는데 급급하며 미국의 선처에 국민의 건강권을 내맡기려 하고 있다"며 "굴욕적인 협상 결과에 대해 굴욕적 청탁 수준의 요구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는 정부의 안이한 태도에 또 한번 절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개탄했다.

차 대변인은 "국민 전체를 미국의 답신만 기다리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시켜 놓고 이것을 재협상이라고 주장한다면 국민적 자존심을 또 다시 짓밟는 일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요구는 당당한 재협상이다. 장관고시 철회와 전면적인 재협상 선언 외에 어떤 대책도 있을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말했다.

민노당 박승흡 대변인은 "정운천 농림장관의 발표는 국민적 요구와 거리가 멀다. 정부가 진정으로 재협상의 의지가 있다면, 관보게재가 유예된 내용인 장관고시를 완전 철회하고 재협상을 선언해야 한다"며 "어줍잖은 꼼수로 국민의 분노를 무마하려고 한다면, 더 큰 국민적 저항을 자초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선진당 박선영 대변인은 "정부는 모든 것을 미국에 백지위임함으로써 검역주권을 포기하는 쇠고기 협정을 맺더니 이제는 미국에 구걸까지 하고 있다"며 "주권국가로서의 면모를 이렇게까지 실추시켜도 되는지, 국민의 자존심을 이렇게까지 내동댕이쳐도 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미국이 답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미국의 입만 바라보고 있겠다는 것이냐"며 "정부는 정정당당하게 주권국가로서의 외교력을 행사하기 바란다.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면 더 이상 국민을 자극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또 창조한국당 김지혜 부대변인은 "이번 조치가 민심을 달래기 위한 일시적인 제스처로 끝나서는 안 될 것이며 내일로 다가온 재보선을 앞두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라면 더 큰 국민적 저항을 불러올 것"이라며 "국민 의견이 반영된 근본적인 재협상은 물론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국정 쇄신안도 함께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이지안 부대변인도 "이러한 조치가 쇠고기 조공협상의 문제점을 다 해결해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더욱이 이는 미국에 요청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국민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한 쇠고기 전면 재협상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이명박 정부를 압박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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