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유시민·조준호, 회한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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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유시민·조준호, 회한의 눈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2.05.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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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진보당 사랑해달라" 호소... 통합진보당, 강기갑 비대위 출범

▲ 통합진보당 조준호·심상정·유시민 공동대표(왼쪽부터)가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중앙위 결과 보고를 위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세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회한에 사무쳐 이들은 회견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사진=진보정치 정택용)
ⓒ 데일리중앙
통합진보당 사태가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기존의 공동대표단이 전원 사퇴하고 강기갑 비대위원장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통합진보당은 지난 12일 오후 2시 시작된 중앙위원회를 진통 끝에 44시간 만인 14일 오전 10시 마무리하고 대표단이 일괄 사퇴했다. 당 운영 권한은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로 넘어갔다.

폭력사태 후 정회됐던 중앙위는 13일 오후 8시 전자회의로 속개돼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이어졌다.

이날 전자중앙위원회의에는 912명의 중앙위원 가운데 546명이 참석해 안건을 차례대로 상정, 의결했다.

4개의 안건 가운데 지난 12일 오프라인(고양시 킨텍스) 회의에서 첫 번째 강령개정안 심의 의결의 건은 확정됐다.

따라서 이번 전자투표로 진행된 중앙위원회의에서는 ▷안건 2호 당원개정안 심의 의결의 건 ▷안건 3호 당 혁신 결의의 건 ▷안건 4호 혁신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이 다뤄졌고, 세 안 건 모두 압도적 찬성으로 의결됐다.

중앙위는 강기갑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당 공동대표단을 일괄 사퇴했다.

이후 공동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 전체회의를 열어 중앙위 회의 결과에 따른 후속 시장을 마련했다.

대표단은 마지막 회의에서 "중앙위원회에서 구성된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당 대표단의 권한과 임무를 승계하는 것이며, 따라서 사무총국의 당직자 임명 권한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있다"고 확인했다.

세명의 공동대표단은 곧바로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 말 것을 국민께 눈물로 당부했다. 심상정유시민조준호 공동대표는 국민께 90도로 허리를 굽혀 사죄의 절을 했다.

"저는 이제 평당원의 자리에 서서 통합진보당이 더 좋은 정당이 되도록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정치가 되도록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저 나름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평당원이 되고자 합니다."
중앙위 임시의장을 맡았던 심상정 공동대표는 사퇴의 변을 말하면서 회한이 사무치는지 연신 눈물을 흘려 보는 사람의 안타까움을 샀다.

"우리 안의 음지를,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앞에 모든 것을 거짓 없이 드러냈습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낡은 것, 왜곡된 것, 부끄러운 것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국민들께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결단은 새로운 진보정치를 위한 소중한 기반이 될 것입니다."

심 대표는 "저는 오늘 통합진보당 공동 대표의 직으로부터 사퇴한다. 5개월이라는 시간의 길이로는 다 담을 수 없는 감당하기 어려운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여전히 통합진보당의 미래는 장담하기 어려운 위기 가운데 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는 "너무나 큰 과제를 남기고 공동대표직을 놓게 되어서, 새롭게 당을 맡아 주실 강기갑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회에게 큰 짐을 남기게 됐다"며 "모든 당원들이 강기갑 위원장을 중심으로 굳건하게 서 주실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저는 평당원의 자리로 내려오지만, 그것은 물러나는 것이 아니고 당원으로써 진보정치의 중단 없는 혁신을 위해 더 분명한 실천을 약속드리는 그런 자리라고 생각한다. 이제 진보정치는 더 이상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진보정치는 쓰러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진보정치에 기대는 수많은 노동자와 농민과 장애인과 또 많은 서민들의 바람을 두고 우리는 실패할 수도 물러설 수도 없습니다. 국민여러분,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심 대표는 마지막으로 국민께 "상처투성이 결점투성이의 통합진보당에게 마지막 기회를 한번 더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유시민 공동대표도 지난 5개월 간의 공동대표로서의 역할과 활동을 뒤돌아보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유 대표는 "당의 공동대표로서 우리 당이 실제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꾸밈과 감춤없이 그대로 국민들에게 보여질 때 진짜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정당이 되기를 원했고, 그런 정당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제가 부족함이 많아서 19대 총선에서 13석의 의석과 10%가 넘는 정당 지지를 주신 유권자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런 당을 만들지 못하고 공동대표직을 떠나게 됐다"고 말하며 잠시 흐느꼈다.

"저는 이제 평당원의 자리에 서서 통합진보당이 더 좋은 정당이 되도록 우리 정치가 더 나은 정치가 되도록 그리고 우리 대한민국이 더 훌륭한 국가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저 나름의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는 평당원이 되고자 합니다."

유 대표는 "모든 당원께서 강기갑 위원장을 중심으로 마음을 모아서 혼돈에 빠진 당을 다시 세우고 우리 당이 국민에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에게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쓸모있는 정당으로 갈 수 있도록 뜻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또한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그리고 질책받고 시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대적 요구이고 당 내부의 중대한 기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12일 중앙위 회의장 폭력사태로 목을 다친 조준호 공동대표가 여러 차례 울먹였다. 특히 울음을 참느라 이를 악물기도 했다.

"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또한 정치의 주인은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에게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그리고 질책받고 시정해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대적 요구이고 당 내부의 중대한 기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조 대표는 "우리 당의 모습, 진보정치의 모습을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 여러분에게 드러내는 것 두려워하지 말자"고 했다. 그는 "드러냄으로서 변화가 있고, 또한 드러냄으로서 질책이 있고, 드러냄으로써 애정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민주노총에 대해 "민주노총 위원장을 했던 사람으로서, 지도위원으로서 우리 노동자,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준엄한 질책을 받도록 하겠다"며 "부디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를 하지 말아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당의 비상대권을 쥔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당 운영 방향에 대해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비례대표 당선자의 사퇴 문제 해결이 강기갑 비대위의 최대 과제가 될 전망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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