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의 역사소설 <7년전쟁>
상태바
김성한의 역사소설 <7년전쟁>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07.14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 역사소설 '7년전쟁'의 작가 김성한.
ⓒ 데일리중앙
작가 김성한은 1919년 함경남도 풍산에서 태어났다. 동경제대 법학부에서 수학하던 중 광복을 맞아 귀국했고 1950년 서울신문의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무명로>가 당선, 등단했다.

1952년에는 필자의 모교인 숭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기도 했다. 1956년 단편소설 <바비도>로 제1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했고 1958년 단편 <오분간>으로 아시아 자유문학상을 받았다. <사상계> 주간과 동아일보 논설위원과 편집국장, 논설주간을 지냈다. 81년 퇴임했다.

퇴임 이후 본격적인 장편역사소설 <태조왕건>, <7년전쟁>, <진시황제>등을 집필했다. 장편역사소설을 쓰기위해 60년대부터 자료를 수집하고 축적해온 열정과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성한은 60년도 초에 영국의 맨체스터대학과 대학원에서 역사학을 공부하며 역사에 대한 전문가적인 기초를 쌓아왔다고 볼 수있다.

그의 역사장편소설은 앞서 말한 알려진 3편 이외에 <요하> <이마> <시인과 사무라이> <이성계>등이 있고 역사 에세이로는 <길 따라 발 따라>, <거인들의 시대>가 있다. 2010년 9월 6일 향년 9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김성한의 '7년전쟁'은 1592년 임진전쟁을 그린 최초의 역사소설로 가치가 있다. 1984년부터 동아일보에 '7년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연재되었으며 1년 후부터는 '임진왜란'으로 제목이 바뀌었다. 이를 다시 '7년전쟁'이라는 원 제목으로 재출간하게 된 것이다. '7년전쟁'은 조선, 일본, 명나라의 동아시아 3국의 국제정세를 이해할 수 있고 전쟁의 발발에서부터 진행과정 휴전과 협상을 거치고 정유년의 일본의 재침과 종전의 과정을 역사적인 고증을 바탕으로 완성한 역사소설의 백미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소설은 준비하는 동안 작가 김성한은 당시 동아시아의 역사적 사료들을 수집하고 시대적인 배경, 전쟁과 평화의 표면과 이면을 충실히 재현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인물에 더해서 수많은 영웅들과 민초들의 삶에 대해서도 조명을 함으로써 당시의 역사적 배경에 치중하였다. 간결한 문체를 쓰면서 역사적 사실의 이해를 높이려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역사소설에서 간과할 수 있는 역사적 진실에 접근하고자 자료수집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 장편의 역사소설을 완성한 김성한 작가의 열정에 탄복하게 된다.

소설 '7년전쟁'은 인물들의 일방적인 미화가 아니고 역사적 사실과 국제정세에 기초해서 역사적인 사건의 이해를 독자들로 하여금 판단하게 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테면 조선을 정벌하러 출전했던 당시 천주교 신자였던 고니시 유키나가와 같은 인물의 고뇌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일본에 파견되었던 동인 김성일과 서인 황윤길의 갈등과 일본의 침략이 없으리라고 주장했던 김성일이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기꺼이 앞장서서 싸웠던 역사적인 사실도 기술하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패장이고 이순신을 모함했던 원균에 대한 기술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조선은 준비가 되지 않았던 군사들이 대부분이었지만 당시의 장교들은 책임감과 국가관이 현저해서 일본과의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서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은 능력을 보여준 것도 인물에 대한 재조명이었다고 본다. 의병들의 용기와 기개도 잘 볼 수 있고 명군의 장수 이여송과 심유정, 토요토미 히데요시와 도쿠가와 이에야쓰등의 일본의 권력자들의 생각과 일본의 역사와 동아시아의 정세에 대한 이해도 이 책 한권으로 섭렵할 수 있는 역사적 고증도 들어가 있다.

한명기 명지대 교수(역사학), 장경현 추리소설평론가, 김시덕 고려대 (일본연구센터)등 3인이 쓴 리뷰를 보면 김성한 작가의 역사적 고증과 열정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7년전쟁'은 앞으로 좀처럼 다시 나오기 어려운 훌륭한 역사소설이라고 본다. 누구나 역사소설을 쓸 수는 있지만 픽션만이 아닌 철저한 고증과 사료를 기초해서 역사소설을 쓴다는 것은 사명감과 열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25년이 지나서 김성한의 역작을 다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던 임진왜란을 재조명하고 우리가 이 사건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필요하다. 국가의 흥망성쇠가 달려있는 사건이 앞으로 우리나라에 밀려들어올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도 이 책은 제시하고 있다고 본다. '7년전쟁'의 복간은 도서출판 산천재(대표 노미영)에서 기획 출판했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