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낮 12시, 서울 여의도 중식당 홍보석, 지난 한 달 간 새누리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겨뤘던 5명의 경선 후보가 한 자리에 모였다.
경선에서 승리한 박근헤 후보가 네 후보를 초대해 점심을 함께하면서 재권재창출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먼저 도착한 박 후보가 시간에 맞춰 잇따라 도착하는 김문수-임태희-안상수-김태호 후보를 차례로 맞았다. 황우여 대표가 합류했다.
자리에 빙둘러 앉자 박 후보가 입을 열었다.
"매일 모두 뵙다가 며칠 만에 뵙게 되니까 이산가족 재회 같다."
박근혜 후보의 수준 높은 농담에 주변에 순식간에 웃음꽃이 피었다.
경선 기간 동안 박 후보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김문수 후보가 "싸우면서 정든다는 말이죠"라고 부드럽게 받았다.
다시 박 후보가 지난 경선을 떠올리며 "이번에 보니까 일정도 참 빡빡하고 복더위 중에 했다. 폭염 속에서 했는데 모두 그 후에 휴식을 좀 취하셨는지 모르겠다"고 안부를 물었다. 한결 여유가 생긴 말투다.
이에 김태호 후보는 "우리야 좀 비껴 가 있어서 상관없다. 강행군 하시느라..."라며 박 후보를 걱정했고, 안상수 후보도 "(박) 후보님께서 광폭 행군을 하시면서..."라며 박 후보의 건강을 염려했다.
박 후보는 김문수 후보가 별 말이 없자 "우리 (김문수) 지사님은 도전과 을지연습 때문에 바쁘셨다"라며 특별히 관심을 보였다.
박 후보는 이어 "경선도 끝났고 네 분께서 정권 재창출을 할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주시고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또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가 국민 행복이다. 정권 재창출을 해야 우리가 약속드린 것도 다 실천하고 국민이 바라는 바가 이루어질 수 있다. 모두 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대선 승리를 위해 전폭적인 협조를 거듭 요청했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는 "우리가 힘이 너무 작아서..."라고 웃으며 말했고, 박 후보는 "지난번부터 그렇게 계속 겸사(謙辭)의 말씀을 하신다"며 김 후보의 적극적인 도움을 부탁했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안상수 후보가 "그게 우리 김 지사님께서 잘 아시면서 하는 것이다. 원래 작은 고추가 맵다"고 뼈있는 한 마디를 던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박 후보는 "안 시장님 때문에 경선기간 중에 많이 웃고 분위기도 참 많이 화기애애했다"고 그간 경선 과정에서 보여준 배려에 고마워했다.
김문수 후보도 "박 후보님한테는 여기 안(상수) 선배가 제일 일등공신"이라며 안 후보 띄우기에 거들었다.
김태호 후보가 모처럼 입을 열었다. 그는 "경선 때 (박근혜) 후보님을 미워서 한 것도 아니다. 실제 국민들의 목소리, 그게 부분이든 많은 부분을 차지하든, 그런 부분을 전달한 것이다. 오늘도 경선 때 많이 쏟아냈던 얘기들을 우리 후보님이 다 끌어안고 가겠다는 그런 표시의 자리가 아니겠나"라며 박 후보에 대한 지지 뜻을 밝혔다.
이에 박 후보는 "표현도 잘 하신다. 맞다"라고 맞장구치며 초대에 응해준 네 후보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후보와 다른 세 명의 후보들이 모두 임태희 후보께 한 말씀하라고 권했지만 임 후보는 웃으면서 사양했다.
이 자리에는 5명의 후보 말고도 황우여 대표, 서병수 사무총장, 이학재 대통령후보 비서실장, 황영철 대표 비서실장, 이상일 대변인이 함께했다고 황천모 수석부대변인이 전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