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철수는 민주당의 창조적 파괴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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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철수는 민주당의 창조적 파괴를 주장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09.21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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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 안철수 대선 후보가 출마 선언 후 첫 공식 일정으로 2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했다. 안 후보는 현충원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대한민국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 데일리중앙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드디어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선언 기자회견장에는 그 많은 현역 국회의원 누구도 함께 할 수가 없었다. 비록 안철수 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기는 했지만 민주당내에서도 이심전심으로 안철수를 지지하거나 함께 할 용의가 있는 국회의원이 있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기자회견장에 얼씬거릴 수 없었던 것은 안철수 원장측의 의지였다고 보여 진다.

민주당은 문재인 후보를 비롯해서 당의 이름으로 안철수 원장의 출마를 환영하는 듯 한 모양새를 보였다. 실제 속마음이야 안 원장의 출마를 하지 않는 것이 제일 바람직한 상황일 것이라고 보았지만 안철수의 대권도전 의지를 꺾을 수 없는 노릇일 것이다. 많은 국민들도 설왕설래를 하면서 안철수의 기자회견을 지켜보았겠지만 출마를 위한 기자회견으로 본 다수의 국민들의 예상이 맞았다.

기자회견의 내용을 보면 굳은 의지와 도전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민주당과 문재인을 지지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비롯한 정치권의 쇄신요구를 하는 정도로 오판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안철수의 출마선언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 되었다. 출마선언을 며칠 앞두고 서울대학교를 방문해서 수업에 충실하겠다고 연막을 쳤고 기자회견을 앞두고도 출마선언이라기보다 기자회견을 하는 정도로 가볍게 할 것이라는 예측이 취재기자들 사이에 오갔다.

후보단일화에 대해서는 명확한 표현을 하지 않은 채 단일화의 전제조건으로 민주당의 전면적 쇄신을 내걸었다. 그는 대한민국은 낡은 가치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치가 바뀌어야 미래가 바뀐다는 말도 했다. 그는 기존의 낡은 정치의 틀을 깨고 싶어 한다. 지금의 민주당에 입당을 한다거나 민주당과의 단일화의 생각은 현재까지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 진실일 것이다.

그와 만났던 사람들은 안철수가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말한다. 안철수의 가까운 측극인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안철수의 후보단일화에 분명한 반대의사를 갖고 있다. 금태섭 변호사도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않는 경우라도 지금의 민주당과 손잡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안철수가 말한 단일화조건인 민주당의 전면쇄신은 앞으로 남은 3개월 이내에는 절대로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가 제시한 후보단일화의 전제조건은 민주당에 대한 압박용으로 제시했을 것이고 실효성은 안철수 스스로도 믿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안철수의 전면쇄신요구에 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최선을 다해서 쇄신의 노력을 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 와중에 민주당의 쇄신대상으로 보이는 이해찬 대표, 박지원 원내대표는 지도부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또 부패와 비리전력이 있는 어떤 의원이라도 대선정국에서 얼굴을 나타내지 못할 것이다. 민주당의 쇄신을 위한 구체적인 시도가 분명히 있게 될 것으로 본다. 안철수는 민주당의 창조적 파괴를 주장할 가능성도 있다. 안철수가 인정할 수 있는 민주당내의 의원들이 앞장서서 당 쇄신을 위한 운동에 앞장서고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바뀌는 과정처럼 형식적인 당명변경을 포함한 강도 높은 쇄신작업이 당내에서 진행 될 것으로 본다.

이미 지도부 퇴진을 비롯한 쇄신작업을 요구하는 의원들의 요구가 불거져 나왔다. 이들은 앞으로 민주당의 쇄신의 선봉이 되어 안철수와의 합작을 기대할 것이다. 이제부터 민주당은 엄청난 고민을 안고 안철수가 내놓은 숙제를 해결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될 것이다. 민주당이 쇄신의 노력을 보인다고 해도 안철수 후보는 선거막판까지 단일화 요구를 묵살할 가능성도 높다. 지지율이 문재인 후보와 엇비슷하게 나오거나 앞섰다고 생각하면 역으로 문재인 후보의 양보를 요구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문재인 후보에 비해서 5%정도 뒤쳐지더라도 안철수 후보는 양보할 의사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다. 안철수를 지탱하고 지지하는 제3의 세력들과 미래를 위한 정치의 변화를 요구하는 안철수 지지자들의 단독 출마요구를 거절할 명분도 없을 것이다.

목적이 대통령이 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던 안철수 후보다. 5년 후 20대 대통령의 기회도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정당을 만들 수 있는 능력과 영향력도 갖추었다. 그가 기존의 낡은 정당으로 치부한 민주당에 굳이 힘을 실어줄 이유는 없을 것이다.

이제 지지율확보가 관건이다. 안철수 후보가 검증의 과정에서 심각한 타격을 받으면 지지율은 떨어질 것이고 문재인 후보와의 격차가 벌어진다면 출마포기 압박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문재인에게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미래를 준비하는 중립지대에 남아 있을 가능성도 높다. 이번이 마지막이 아니기에 안철수는 긴 호흡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한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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