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호남 민심과 민주당의 나아갈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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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호남 민심과 민주당의 나아갈 길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09.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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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겸 정치평론가)

적의 심장을 겨눠라!
문재인 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28일 논산시 연무읍 죽평리 육군 논산훈련소를 방문해 훈련병들과 함께 종합 각개전투 훈련 체험을 하고 있다. 적을 향한 총구에 비장함이 느껴진다.
ⓒ 데일리중앙
29일 밤 KBS의 심야토론에서 대선후보 3인의 대선행보에 대한 시시비비를 놓고 목진휴 교수, 김수진교수, 고성국 정치평론가, 김태일 교수가 나와서 토론을 벌였다. 점잖은 교수가 3분이고 정치평론을 하는 고성국 박사가 토론을 벌이는 것을 잘 지켜보았다. 역시 압권은 고성국 박사의 현실 진단이었다. 고성국 박사는 지금까지 각종 토론에서 편파성 논란이 있음에도 현실에 대한 진단과 감각적으로 정치적인 견해를 표시했고 지금까지 흐름을 잘 익어왔던 논객이었다고 생각한다.

문재인 후보는 광주에서의 당직자 간담회에서 참여정부의 과오에 대한 사과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분당에 대해서 사과의 뜻을 표했는데 고성국 박사는 신랄하게 비판을 가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의 역할과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을 해서 정권을 창출했는데 그것을 부정하는 발언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호남지역에서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밀리는 현상을 타파하고 호남의 민심을 얻고자 한다면 노무현정권에 대한 사과보다는 민주당의 쇄신이 먼저라고 일갈했다. 호남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서운함 때문에 문재인에 대한 지지율이 낮은 것이 아니라 호남인은 누가 더 강력한 후보인지를 보고 안철수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는 말을 덧붙였다

그러므로 민주당은 먼저 쇄신을 통해서 호남인이 추구하는 개혁정신을 먼저 실천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했다. 대책으로는 이해찬대표, 박지원 원내대표가 물러나지 않고서는 민주당의 쇄신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이 두 사람이 지금은 전면에 나서는 일이 없어 보이지만 여전히 당대표이고 국회의 상임위원회를 움직이는 의원의 대표라는 사실이다. 후보에게 실질적인 힘을 준다면 이들을 후퇴시키고 새로운 혁신 지도부의 진용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고성국 박사의 지적은 매우 신뢰성이 있는 주문이라고 본다. 필자도 지도부의 퇴진을 주문한 바가 있다. 민주당이 후보단일화를 위해서는 내부적으로 쇄신지도부가 들어서고 난 후에 당을 혁신하고 다음에 안철수와의 후보단일화를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이미 안철수 후보가 민주당에 주문을 한 상황이다. 안철수 후보를 단일화의 명제에 묶어 두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쇄신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호남인들의 주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보인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북송금을 특검을 한 것이 서운해서가 아니고 민주당을 깨고 열린우리당을 만들어서 서운 한 것이 아니라 개혁의지가 없어 보이는 민주통합당이 경쟁력을 잃어 가는 것에 대한 반발로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진 것으로 본다.

당직자 간담회에서 박지원 원내대표는 "문 후보가 참여정부 때 우리가 섭섭하게 느낀 여러 가지 사항들을 적나라하게 말하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할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뭉치자"고 했고,  민주캠프 소통본부 동행1본부장을 맡은 우윤근 의원도 "문 후보가 참여정부 때의 과오를 사과했는데 사과를 받아들이고 허물을 덮어주시겠는가"라며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햇다고 하는데 이들의 현실인식이 참으로 찰못 된것으로 본다.

문재인 후보가 당시의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해서 사과할 일도 아니고 사과 했다고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한다고 보지 않는다. 문재인 후보는 스스로 참여정부의 잘못을 사과한 것이고 이 문제는 앞으로 커다란 반향을 몰고 올 것이다. 호남의 지지를 얻자고 참여정부를 부인한 것으로 보여서 앞으로 참여정부의 적통을 잇는다든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지금까지의 문재인 후보의 발언을 무색하게 만든 사건이다.

민주당은 절대로 지금과 같은 인식으로는 정권을 창출하기가 어렵다고 보인다. 당장 다가온 후보단일화까지도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이니 환골탈태로 다시 일어나야 할 시점이다. 민주당이 안철수 현상을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최근에 불거진 사건은 아니다. 그동안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여러 예비후보자들이 지적한 여러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진지한 성찰이 없었던 탓이기도 하고 지도부의 보신과 독선이 사태를 키워 온 것이다.

이제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는 통합의 의지보다는 개혁의 의지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새누리당의 통합의지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개혁과 혁신의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이다. 전면적인 당의 인적쇄신이 필요한 것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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