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해저터널 공약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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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해저터널 공약 '헐...'
  • 김찬용 기자
  • 승인 2012.11.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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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민주통합당이 7일 대선공약으로 내놓은 전남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 공사를 둘러싸고 타당성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해저터널이 완공되면 낙후된 호남권의 지역발전을 촉진하고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육성하는데 기여할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에서는 해저터널 개통이 청정환경과 섬 정체성을 훼손할 수 있다며 반대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데다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등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이용섭 정책위의장은 "목포에서 제주도까지 해저터널을 뚫으면 총 연장거리가 167㎞(지상 66㎞, 해남에서 보길도까지 해상교량 28㎞, 보길도에서 제주도까지 해저터널 73㎞)로 서울에서 제주까지 겨우 2시간 30분밖에 안 걸린다"고 밝혔다.

이 의장은 "목포-제주 해저터널은 세계 각지에서 추진하는 해저터널사업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어 한국이 해저터널 기술의 선진국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엄상근 제주발전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최근 제주발전연구원이 발간한 '호남-제주 해저고속철도의 신중한 검토 이유'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해저고속철도는 세계적인 자연환경을 훼손하고 섬 고유의 정체성을 변화시켜 제주가 가진 국제적인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이는 국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해저고속철도가 개통되면 호남은 수도권과의 교통 접근성이 향상돼 해양관광 등 관련 산업 발전의 가능성이 크지만, 제주도는 관광객이 숙박하지 않고 당일 관광을 하고 떠나는 사례가 늘어 관광산업이 오히려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엄 위원은 또 제주를 방문하는 중화권, 일본, 동남아의 외국인 관광객은 주로 항공기 직항노선을 이용하기 때문에 해저고속철도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는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엄 연구원은 "해저고속철도는 제주도의 운명과 국제자유도시 발전전략에 크게 영향을 미칠 중차대한 사안임에도 전남도가 일방 추진해 양 지역 간의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또한 국토해양부가 올해 해저터널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편익비용(B/C)이 0.78로 나와 사업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지역의 한 관계자는 "해저터널이 수도권 주민들에게는 편리할지 모르겠지만, 제주와 전남발전 측면에서는 반드시 이롭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전망했다.

한편 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에 시속 350㎞로 달리는 고속열차를 투입하면 서울에서 제주까지 2시간26분, 목포에서 제주까지는 40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사업비는 14조 6천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교통연구원은 해저터널이 건설되면 44조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조원의 임금유발효과, 34만명의 고용창출효과 등 다양한 경제적 효과를 예상했다.

따라서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 공사를 둘러싸고 타당성 논란이 계속되고 제주도민들의 반대 등 지역 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찬용 기자 chan1234@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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