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박근혜 정부의 우선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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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근혜 정부의 우선과제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12.24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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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정치평론가)

▲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 참석해 대통령 당선증을 들어보이며 즐거워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박근혜 대통령 당선자는 선거 내내 국민대통합을 외쳤다. 국민대통합은 시대의 화두였다고 볼 수 있다. 이념적으로 확연히 갈라진 민심과 세대 간의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것은 역대 통치자들의 책임이었다.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고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불만이 없었다고 가정한다면 이런 문제들이 불거져 나왔을까 생각해 본다.

국민들이 배부르고 등 따습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서 또 다른 문제를 잉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심각하게 뚜렷한 대립양상은 없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민대통합'이라는 구호는 매우 그럴듯하게 들린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국민대통합이 과연 이루어 질 수 있을 지에는 의문이다.

지역갈등을 풀겠다고 탕평인사를 해서 지역별로 인구비례로 균형을 맞추는 것은 가능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해결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세대 간의 갈등을 풀겠다고 20대 30대에게도 국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세대 간의 갈등이 해결 되지는 않을 것이다.

국민대통합에 앞서서 국정의 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 우선과제라고 본다. 공정하게 기회를 주고 공정하게 경쟁을 하게 해서 공정한 정책을 펴는 것이 국민대통합의 선결조건이라고 본다. 특정지역에 편중하는 고위직 인사, 특정대학에 편향된 인사, 특정인과 인맥을 형성하는 사람의 발탁인사 등 편향된 인사야말로 국정을 그르치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에서 고려대 인맥, 소망교회 인맥, 영남 인맥으로 통칭되는 이른바 ‘고소영’의 인맥을 중시함으로써 국정파탄의 단초가 시작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한다. 지역편중을 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강원도나 제주도 출신들은 고위직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면 그것은 시정해야 한다. 영, 호남의 문제일 수가 없다. 호남출신을 중용한다고 해서 지역차별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박사나 석사학위를 가진 사람만이 정책을 잘 할 수도 있다는 편견도 버려야 한다. 우리는 고졸출신 대통령을 두 분이나 배출했다. 고졸출신으로 사무관이 된 사람이 학력차별을 버티지 못해서 이른바 학력세탁을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 또 다시 대학원에까지 진학을 해야 하는 세태는 없어져야 한다. 고졸출신의 경력자도 고위직에 진출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줘야 할 것이다.

특정직업인을 우대해서 국회의원에 공천을 한다든지 고위직에 발탁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사안이다. 18대 국회에서는 여, 야를 막론하고 법대출신이거나 법조인출신들을 우대해왔다. 또 언론인 출신들도 정, 관계에 진출이 두드러졌다. 19대에 와서는 좀 달라지나 했더니 크게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전문가 그룹과 시민단체의 활동가들도 정, 관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야 할 것이다. 개방형 공무원제의 도입도 확대하고 지방의 명망가들의 영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치는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고 소수의 특권층만 누리는 호사가 아니기를 기대한다. 정, 관계에 인맥을 이용하는 관행을 끊고 능력위주의 인사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근혜 정부는 기존의 정부에서 하지 못한 구습의 고리를 끊고 모든 국민들이 자신감과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뒷받침하는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다. 또한 특정인에게 힘이 집중되는 것을 막고 민주적인 절차를 통해서 의견을 수렴하는 관행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전의 정부에서 했던 일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기대가 크다. 우선 박근혜 당선자가 정도와 원칙을 중요시했던 정치이력을 갖고 있기도 하고 특정인에 의존하지도 않았고 선거과정에서 보여준 선대위의 탕평인사를 보면 앞으로도 잘 해나갈 것으로 믿는다. 주변참모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인의 장벽을 허물기를 바란다. 인재는 주변에만 있지 않다. 여, 야를 초월해서 널리 인재를 구하는 것이 차기정부의 우선해야 할 일이다.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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