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흡 후보자 "항공권 깡 사실이면 곧바로 사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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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후보자 "항공권 깡 사실이면 곧바로 사퇴하겠다"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13.01.2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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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열려... 후보자 판결 내용 및 각종 의혹 공방 치열

▲ 21일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왼쪽)이 이동흡 후보자를 상대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된 항공권 깡 의혹과 관련해 21일 "사실이면 곧바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를 위한 인사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인사청문위원인 김도읍 의원이 "높은 등급의 항공권 좌석을 예약한 뒤 싼 좌석으로 바꾸는 이른바 '항공권깡'을 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앞서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09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개최된 제7차 국제법회의에 참석할 당시 주최 쪽이 제공한 이코노미좌석을 비즈니스좌석으로 바꾼 뒤 차액 412만4070원을 헌재에 청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헌법재판소에서 자료를 찾아 해명 근거자료까지 준비했다고 들었다"며 "그런 일이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후보자는 "아시아헌법재판연합의 창립준비위원장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알려져서 각국에서 초청이 오고, 처음 간 것이 독일"이라며 "대륙별 두 나라를 초청했는데 아시아에서 뽑혀서 비즈니스를 타도 되지만 이코노미석을 보내와서 차액만 내고 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춘천 출신의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질문에도 "(항공권깡이 사실이면) 사퇴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이 후보자는 또한 민주당 최재천 의원의 질의에 신경질적으로 반응해 강기정 인사청문위원장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최재천 의원은 "특정업무 경비에 대해 일체 자료주지 않고 있다. 항공권, 자녀 유학비용, 대한항공 동승자,  골프 및 특정 비용, 골프 에 대해 자료를 일체 주지 않고 있는데 오후 청문회 이전까지 자료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별 반응이 없자 최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자료 제출을 하라. 모든 것을 자료로 증명하라"고 압박했다.

그러자 이 후보자는 "뭘 제출하라는 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강기정 위원장은 "잘못이 없어서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자료 제출 요구에 응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렇게 되자 이 후보자는 "검토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최재천 의원이 "이게 검토할 사안이냐, 당연히 제출해야지. 뭘 검토해? 오늘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냐"라고 호통쳤다.

최 의원은 "후보자에게는 선별해서 제출할 권한이 없다. 이동흡 후보자는 선출된 공직자가 아니다"라고 몰아붙였다.

이어 "왜 주말에 골프친 자료를 안 주나"라고 거듭 자료 제출을 압박했고, 강기정 위원장은 "점심시간에 준비해서 오후 청문회 전까지 요구된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이동흡 후보자는 "저는 출장가서 골프친 적이 없다"고 항의하듯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김재경 의원도 후보자의 태도가 답답하다는 듯 "의원들의 자료 요구에 성실하게 제출해달라"고 당부했다.

김 의원은 "사생활이라든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제출하지 않아도 되면 안 하면 된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성실하게 제출하겠다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이 후보자는 여전히 "뭘 제출하라는 건지 모르겠다. 자녀 유학비용에 대해서는 준비돼 있다"며 끝까지 국회와 맞섰다.

판사 출신의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은 "후보자 개인신상 관련한 비리가 30건 넘게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언론사에서 야당에서 소설 쓴 것이 아니다. 헌재 또는 법원 내부에사 제보받아서 제기된 것이다. 아니땐 굴뚝에 연기나랴"라며 후보의 대답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아무튼 이런 것이 논란이 되는 것이 제 부덕한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도 "헌법재판이라는 것은 최종적이고 완결성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더 연구하고 신중하고 시간을 더 많이 걸리는 것이다. 연구관들이 좀 힘들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래서 앞으로 좀 배려심을 갖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권성동 의원도 항공권 깡에 대해 질의했다. 이 후보자의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독일 및 미국 출장 시 항공비 차액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물었다. 정부 국외 여비규정에 따르면 헌법재판관은 1등석을 사용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른바 '항공권 깡'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밖에 이 후보자는 위장전입과 증여세 탈루, 삼성 협찬, 친일성향 의혹 등 헌법재판관 당시 판결과 제기된 각종 의혹을 둘러싸고 청문위원들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후 2시에 재개된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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