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최근 현대중공업에 이스라엘 AEG(Automotive Equipment Group)사와의 굴삭기 Robex 320 LC-7A 거래에 대해 묻는 전자우편을 보냈는데, 돌아온 대답은 "현대중공업 건설장비는 이스라엘 AEG사에게 2013년 1월 초 거래 중단 통보 공식 Letter를 이미 발송했다"는 것이었다고 30일 밝혔다.
지난 10년 간 현대중공업의 굴삭기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는 장면이 종종 목격됐는데 이 굴삭기를 수입하는 업체가 바로 AEG사였다.
이스라엘은 대대로 그 땅에서, 그 집에서 살아온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그 땅에 사는 것이 허가받지 않은 일이라며 집을 부수고 사람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고 한다.
이스라엘은 집을 부술 것이라는 고지는 하지만 언제 부수러 올 것인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주로 새벽에 중무장한 이스라엘 군인들이 팔레스타인 민가에 들이닥쳐 잠자던 사람들에게 15분 만에 물건을 챙겨서 나가라고 명령하고, 15분 뒤에 굴삭기가 집을 부수기 시작한다고.
이런 과정에 미국의 볼보(Volvo), 캐터필러(Caterpillar)의 굴삭기와 더불어 현대의 굴삭기가 사용되고 있어 현대중공업-AEG사 거래 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군은 지난 2012년 11월 6일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내 헤브론(Hebron) 남쪽의 마을인 데라트(Deerat)와 자와야(Jawaya)에서 4가구 이상의 가옥과 2개의 우물을 파괴했다. 이날 파괴된 곳 이외의 4가구 이상의 가옥이 다음 번 가옥 파괴를 군 당국으로부터 통보받았다고 한다.
이번 가옥 파괴에 미국의 캐터필러와 현대의 불도저(굴삭기)가 동원됐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파괴하는 데에 이스라엘군의 주 장비로 현대의 굴삭기가 이용되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현대중공업 쪽은 "어떤 목적을 위해 의도적인 공급은 전혀 없으며, 기본적으로 민간용으로 공급되지 군용으로 공급되지 않는다"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에 답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또한 "당사(의) 장비가 팔레스타인 내부에서도 건설용(재건용)으로 운용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집을 부수는 데에 현대의 굴삭기를 비롯해 볼보, 캐터필러, 그 외 어떤 기업의 굴삭기도 쓰여선 안 된다"며 "현대는 자신들이 민간용으로 공급한 굴삭기가 군용으로 어떻게 쓰이는지 지켜볼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이 이스라엘 기업과 거래 중단에 이어 군용 전용 반대 등 후속 조치를 취할 지 주목된다.
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