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산 누출... "삼성에게 고함"
상태바
삼성 불산 누출... "삼성에게 고함"
  • 김나래 기자
  • 승인 2013.02.15 18: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책임있고 투명한 기업으로의 변화를 희망한다'
▲ 삼성측이 지난달 27일 삼성 화성공장 불산가스 2차 누출사고 당시 실내에 가득찬 불산가스를 송풍기를 이용해 외부로 빼낸 사실이 밝혀졌다.
ⓒ 데일리중앙

지난달 27일 사망자가 발생한 삼성 반도체 공장 불산 누출 사건에 대한 삼성측의 거짓말이 탄로났다.

사건은 1월 27일 경기도 화성시 반월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불산 누출 사고'가 일어나  28일 오전 이를 수리하던 협력업체 직원들이 누출된 불산에 노출돼 1명이 숨지고 4명의 부상자가 발생하는 참변이었다.

당시 삼성측은 "현재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며 불산 유출은 극소량이고 유출시 자동차단장치 등이 가동돼 외부유출은 안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1월 30일 화성공장 사건현장을 찾은 진보정의당 심상정 의원에게 "삼성전자가 쓰고있는 불산은 49%가 화석식 불산이므로 가화되지 않는다"고 거듭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폐쇄회로를 통한 확인 결과, 삼성 불산누출 사건 사망자는 6시간동안 세차례 불산탱크밸브의 교체작업을 하며 방독면을 쓰고 있었다.

산업재해 전문 노동단체는 "방독면에는 유해가스를 모으는 통이 달려있고 자기성능을 초과한 유해물질에 노출시 망가진다"고 밝혔다.

즉 당시 삼성측은 불산가스 누출에 대해 늑장신고와 은폐로 대처해 이런 비극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지자체가 의무적으로 감독해야 할 위험 유독물질 지도점검 대상에서 삼성반도체가 제외기업이었다는 사실이다.

불산이나 고농도의 불산 증기가 피부에 닿으면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위험을 불러일으킨다.

▲피부에 닿으면 하얗게 탈색되며 물집이 잡힌다
▲눈에 닿으면 각막이 파괴되거나 혼탁해진다
▲입속 점막이나 상기도에 물집이 잡히며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
▲목구멍이나 기관지는 경련을 일으킨다
▲허파꽈리 등에 물이 차 호흡이 곤란해지는 폐부종을 불러일으킨다
▲피부를 뚫고 혈액 속으로 들어가면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뛰는 부정맥을 유발한다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이처럼 치명적 증상을 일으키는 불산가스는 노출된 직후 특별한 증상이 없는데 후에 장기적 후유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거의 없다.

뼈와 관련한 조직에 피해가 생겨 장기적으로 운동장해가 예상되고 간과 신장기능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등 불산가스에 의한 영향은 즉각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실제로 1월 27일 삼성 불산가스 노출사건으로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당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사망자 부검 결과 기도에 수개의 수포가 있었다. 화상 이외에도 호흡기관인 기도에서 수포가 발견됐다"고 부검 결과를 밝혔다.

삼성은 2년 전에도 화성사업장에서 불산 누출사고 발생시 "당시 사고는 통제된 공기정화시설 내에서 발생, 불산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아 내부적으로 마무리됐다"며 "당국에 신고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7일 불산누출 사고와 같은 주장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2년 전 불산에 누출된 삼성의 하청업체 소속 직원인 황 아무개씨는 아직도 당시의 피해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

당시 황 아무개씨는 내산복 등 보호장비를 착용했으나 불산이 귀밑에서 목 뒤편으로 흘러 팔과 허벅지까지 화상을 입었다.

그는 삼성전자 현장 소방대가 출동, 탱크룸 안의 샤워기로 씻고 응급조치 후, 강북 삼성병원으로 이송돼 보름가량 입원치료를 받았다.

삼성측은 보고서에 '황씨가 큰 통증이나 정신적 충격은 없으며 귀와 목 뒷부분의 피부 약한 부분이 까맣게 반점형태로 탈색됐다"고 기록하고 마무리지었다.

이렇듯 반복적인 사고은폐와  거짓말로 대처해오던  삼성의 실체가 드디어 탄로났다.

민주당 정은혜 부대변인은 15일 논평을 통해 "세계 일류기업을 표방하던 삼성의 또 하나의 거짓말이 발각됐다"고 맹공했다.

삼성측의 주장과 달리 "경찰의 CCTV분석 결과 삼성 화성공장 불산가스 2차 누출사고 당시 실내에 가득찬 불산가스를 송풍기를 이용해 외부로 빼낸 사실"이 밝혀진 것.

그동안 입장발표와 주민설명회에서 삼성측이 강조해오던 "외부누출은 없다"는 주장이 거짓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정 부대변인은 "어설픈 사고처리에 이어 외부유출 사실까지 숨기려 한 것"이라며 "유출된 불산가스는 송풍기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삼성은 1998년 녹색기업으로 지정돼 환경과 관련한 유해물질, 소음, 진동, 수질 등의 점검에서 배제되는 특혜를 누려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삼성의 이런 초라한 실체는 "누릴 것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는 후진적 기업정신으로 비춰진다"고 지적했다.

삼성의 후진적 기업정신은 지금도 계속 누출되고 있다.

삼성 반도체 공장 노동자들은 2012년 10월 확인결과 58명이 사망했고  그 죽음도 5년전에 알려졌으나 아직도 구체적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있다.

작년 12월 14일 삼성반도체 기흥공장에서 4년 9개월 동안 근무,  방사선과 발암물질, 다양한 유기 화합물에 노출돼 유방암으로 사망한 김 아무개씨가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것이 최초의 책임있는 대처였다.

그러나 아직도 거짓과 은폐로 일관하는 삼성의 후진적 기업정신은 갈 길이  멀다.

국내 최대를 넘어 세계일류 기업을 광고하는 삼성의 책임있고 투명한 사회적 기업으로의 변화를 강력히 희망한다.

김나래 기자 nlkim007@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