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노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한국 사회가 '근로자 정년 연장'이라는 해법에는 가장 늦은 속도를 내고 있다는 비아냥을 듣고 있다. 계속 붉은 정지신호가 켜져 있는 채로 진전없는 대화만 오가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한은퇴자협회는 10일 보도자료를 내어 "정년연장 반대의 주역은 기업"이라며 "인구의 노령화에 따른 핵심 생산 인구 감소와 장년 인구 증가 같은 고용인구 변화를 읽고 대책을 세워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은퇴자협회 주명룡 회장은 "밀려나는 한국 퇴직자들의 가장 큰 난관은 이른 나이의 퇴직으로 연금수령 시까지 재정 궁핍을 겪는 것"이라며 65세 정년을 시행하고 있는 일본과 대비시켰다.
이어 "9년째 실시하고 있는 20만 원짜리 일자리는 베이비붐 세대의 생태와는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 회장은 그러면서 민간 영역과 기업이 만드는 생산적 일자리로 전환과 최저생계비에 준하는 임금 지
급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일자리에 관한 한 고용전담부처가 담당하도록 해 전문성과 효율성을 갖춘 정책으로 운용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주 회장은 끝으로 "매일 2000여 명의 가장들이 50세 생일을 맞고 있다"면서 "우리 사회의 정치적 화두인 행복, 희망, 창조를 먼 데서 찾지 말고 선진 사회처럼 '정년연장'을 통해 이들 가장에게 전해줄 수 있다면 성공적인 노령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미국은 70세 정년을 27년 전에 폐지해 나이에 상관없이 일할 수 있게 했고, 독일과 이탈리아도 각각 67세와 66세로 정년을 연장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4월 1일부터 65세 정년제를 시행하고 있다.
박연정 기자 parkyj@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