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김재연 의원 등 원내 4개 정당 국회의원 10여 명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세피난처 페이버 컴퍼니(서류뿐인 유령회사) 설립과 관련해 역외탈세 방지법을 발의했다.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의 제2차 조세피난처 한국인 명단 공개에 맞춰 김재연 의원은 27일 역외탈세 방지를 위해 해외재산신고법 개정안(국제조세조정법)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에는 새누리당 이만우 의원, 민주당 윤호중·김광진·노영민 의원, 정의당 서기호 의원, 진보당 오병윤·김선동·김미희·이상규·이석기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동참했다.

현행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라 10억원 초과 해외 금융계좌는 차명계좌 포함해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

반면 회사지분, 선박, 미술품 등은 신고 의무가 없어 역외탈세를 통한 해외자산 형성이 가능하다. 역외탈세의 상당수는 조세피난처 페이퍼 컴퍼니 주식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는 형태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김 의원 등은 기존 금융계좌 정보 외에 차명을 포함한 회사지분, 부동산, 선박, 미술품 등 해외 고가 재산까지 신고대상 자산을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금융재산에 비해 프라이버시 보호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은 공적 등기 대상 정보이다. 그러나 금융계좌(차명 포함)는 의무신고인 반면 주식이나 부동산 같은 정보는 오히려 의무 신고 대상이 아니다.

특히 역외탈세 사실이 밝혀진다 하더라도 세금만 추가로 납부하면 특별히 형사처벌을 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은 게 현실이다.

김재연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 벌률안에 따라 해외재산 신고가 의무화되면 징역을 포함한 처벌이 가능해지게 된다.
 
김 의원은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2차 명단 공개에 대해 "한국인이 조세피난처의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역외탈세를 하고 있다는 강한 의혹이 제기된 것"이라며 "실제 명단이 공개되고 관련 당국이 조사를 한다 하더라도 상당수는 추가로 세금을 내는 것 외에 적절한 처벌 수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금 등을 통해 조성된 자금이 아니라 이전가격을 부풀려서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 컴퍼니에서 배당금 등을 지급하는 등 형식적으로 합법적인 외형을 갖췄다면 적절한 처벌 수단이 없을 수 있다는 것.

김 의원은 "만약 적절한 형사처벌 없이 미납된 세금만 추징하는 정도로 마무리된다면 앞으로 역외탈세는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며 "반면 현행 국제조세조정법에 따라 차명을 포함한 10억원 이상의 해외 금융계좌를 의무적으로 신고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징역을 포함한 처벌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국제조세조정법 제34조(해외금융계좌의신고) 조항을 해외재산의 신고 조항으로 바꾸고 금융계좌 뿐만 아니라 회사지분, 부동산, 선박, 미술품 등의 고가 재산을 신고하도록 하는 국제조세조정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뉴스타파는 이날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조용민 전 한진해운 대표, 황용득 한화역사 사장, 조민호 전 SK증권 대표이사 부회장,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 유춘식 전 대우 폴란드 차 사장 등이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2차 명단을 발표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