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행정부에 면죄부 주는 국감" 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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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행정부에 면죄부 주는 국감" 개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10.12 14:5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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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실패·권력남용·무능태만 눈감아주는 통과의례... 상시 국감 제안

"국회의원은 자료도 없고, 시간도 없다. 행정부는 성의도 없고, 가책도 없다... 심각한 금융 대란, 북한 급변, 서민 절망 지적은 시늉뿐이다. 수십년 고질병 공기업 비양심 운영 적발은 여전히 가십이다... 완력 쓰는 것과 목소리 높이기와 들고 나온 소품이 더 관심의 대상이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인 이정현 의원의 잇따른 소신 발언이 새삼 눈길을 끌고 있다.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의 1주차가 마감된 가운데 이 의원은 12일 "국정감사가 마치 행정부에 면죄부 주는 통과 의례 같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날 한나라당 인터넷 홈페이지에 '국정 유감'이라는 글을 올려 국회의 국정감사에 대해 "(행정부의) 국정실패, 예산 낭비, 부정부패, 권력남용, 무능태만을 수박겉핥기식 질의 응답을 통해 없었던 일로 면책시킨다"고 개탄했다.

"국회의원은 자료도 없고, 시간도 없다. 행정부는 성의도 없고, 가책도 없다... 심각한 금융 대란, 북한 급변, 서민 절망 지적은 시늉뿐이다. 수십년 고질병 공기업 비양심 운영 적발은 여전히 가십이다... 완력 쓰는 것과 목소리 높이기와 들고 나온 소품이 더 관심의 대상이다."

이 의원은 국감장의 풍경을 이같이 맥없이 말장난이나 하다 시간되면 서로 약속이나 한 듯 헤어지는 시정 놀이터쯤으로 묘사했다.

그는 "국감 일정 20일 가운데 6일은 공휴일, 3일은 준비 일정이다. 기본 질의 응답 시간은 7분, 보충 질의는 8분에 불과하다"며 "개그맨 노홍철이나 이성미의 따발총 말솜씨 없으면 낭패다. 범위는 넓고, 질문은 많다. 그러나 협조는 잘 안 된다"고 국감의 제도적 문제점까기 들춰냈다. 

그러면서 "국회는 사전에 서면 질의 하고, 행정부는 사전 답변한 후에 그 내용을 토대로 국감을 하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상임위 제도처럼 연중 상시 국감의 적극 검토도 제안했다.

또 "국감 범위와 사안을 예산 편성에 참고할 내용으로 철저하게 국한시킨다면 정쟁도 줄어 들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냈다.

대신 정책과 제도에 대한 것과 비리, 부정, 독직에 관한 것은 별도의 시간에 하자고 했다. 이런 것들은 감사 청구나 수사 청구를 통해 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국회의원의 고성, 막말도 윤리규정으로 금지하고 행정부의 위증, 은폐, 출석 거부, 자료 비협조도 법으로 엄하게 다스리는 방안을 강구해야 국정감사가 원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국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감 사후 조치 관리"라며 "각 부처는 반드시 국감 지적 사항에 대해 조치를 취해 해당 상임위에 보고하고, 상임위는 예결위에 의견서를 제출해 내년 예산에 철저하게 신상필벌로 반영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 5일에도 한나라당 홈페이지에 '국감을 국감해 달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국감다운 국감을 하자고 여야 동료 의원들에게 호소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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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움 2008-10-12 18:45:37
모처럼 제대로 된 인물이 하나 나온건가.
이정현 의원은 전라도 출신이면서 오래전부터 박근혜 전 대표를 비서로서 잘 보필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래서 상당히 눈에 띄는 구석이 많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이번 국감에서 어떤 역할을 얼마나 잘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닌 행동으로 하는 국감을 보여주길 바란다. 실천하는 국회의원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