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공기업인 수자원공사의 방만 경영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수공 직원 10명 가운데 6명은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아도 내집처럼 살 수 있는 수억원짜리 집이 한 채씩 공짜로 주어진다.

수천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수공 직원들은 때만 되면 복리후생비 명목의 현금 선물도 받는다. 말이 복리후생비지 이들이 챙기는 현금 다발은 웬만한 도시 노동자 한 해 연봉과 맞먹는 수준이다.

국회 국토해양위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15일 수자원공사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자료에 따르면, 공사는 현재 주택 2004채(보유주택 865, 무상임차주택 1139)를 보유하고 있어 전체 직원(4242명)의 58%인 2456명에게 무상으로 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2005년 이후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해마다 줄었지만 공사는 오히려 인건비와 복리후생비를 늘려 직원들에게 부당한 혜택을 안겼다. 1인당 사내복지기금 및 복리후생비 평균지급액을 살펴보면, 2005년 1027만원, 2006년 1086만원, 2007년 1125만원, 2008년 6월 732만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수공 직원들이 누리는 부당한 혜택은 또 있다. 사내 복지후생규정에는 학자금의 경우 무상이 아닌 융자로 지원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공사는 이 규정을 어기고 무상으로 돌려 복지기금을 물쓰듯 낭비했다.

지원 금액도 2004년까지 대학생 자녀 1명에게 100만원이던 것이 2007년 300만원으로 대폭 늘려 총 2260명에게 약 52억원을 지원했다.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교재 구입비까지 공사가 책임진 것이다.

국회나 감사원 지적으로 사라진 복지 지원 항목은 다른 항목을 새로 만들어 대신 보상하는 꼼수도 등장했다.

2007년 1인당 연 60만원 지원되는 통신비 지원이 없어지자, 바로 그 해 경로효도비 항목을 새로 만들어 한가위 때 1인당 30만원씩 돈봉투를 돌렸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