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대자보 "무참히 밟히고 경찰서 잡혀가도 나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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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대자보 "무참히 밟히고 경찰서 잡혀가도 나갈 것"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4.06.10 1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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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대자보
ⓒ 데일리중앙
6.10 민주항쟁 기념일 하루 앞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정부의 책임을 묻는 고려대 학생들이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교내에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
9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정경대 후문에는 '"가민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 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이라는 명의의 대자보 한장이 붙어 호기심을 자아냈다
 
고려대 학생들로 보이는 이들은 이 대자보에서 "교수님들, 27년 전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았던 87년 6월을, 전국에서 몇 천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로 연행되던 87년 6월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몇 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불의에 항거해 거리로 뛰쳐나왔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라는 질문들을 던졌다 

이어 "내일, 당신들의 제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갑니다. 우리들의 6월을 맞이하러 거리로 나갑니다. 87년 6월을 잊지 않기 위해서 거리로 나갑니다"라며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냈던 변화를 믿기에 거리로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라 소리치러 나갑니다"라고 알렸다

이들은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라며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갑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아쉽게도 종강 수업은 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라고 전했다.

'가만히 있으라' 시위를 진행하고 있는 대학생 등은 10일 오후 4시 홍대입구역 9번 출구 앞과 오후 8시 청와대 앞길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 외에도 청와대 인근 곳곳에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주최하는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곳에서 시민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등을 촉구할 예정이다.
교수님에게 부치는 편지

다음은 대자보 전문

 6월 10일을 앞두고
교수님들, 27년 전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연세대학생 이한열이 최루탄을 맞았던 87년 6월을, 전국에서 몇천명이 시위를 하다 경찰서로 연행되던 87년 6월을, 그럼에도 계속해서 사람들이 쏟아져 나와 몇백만이 거리에서 만났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그저 평범하게 살아가던 사람들이 불의에 항거해 거리로 뛰쳐나왔던 87년 6월을 기억하십니까?
내일, 당신들의 제자들이 다시 거리로 나갑니다. 우리들의 6월을 맞이하러 거리로 나갑니다. 87년 6월을 잊지 않기 위해서 거리로 나갑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만들어냈던 변화를 믿기에 거리로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는 생명보다 이윤이 먼저인 이 사회와 그 전통이 만들어 낸 것이라 소리치러 나갑니다.
청와대로 향합니다. 무참히 밟히고 깨지고 결국 경찰서로 잡혀갈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나갑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이 박근혜 대통령에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많은 것들을 해결할 수 있는 최고 책임자가 이윤보다 생명이 먼저인 사회를 만들 의지가 없어 보이기에 우리는 그것에 항의하러 갑니다. 무모하다고요. 87년 6월의 그들도 무모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겁니다.
아쉽게도 종강 수업은 듣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사회에서 교수님들이 그만 가만히 있길 바라는 불손한 제자들 드림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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