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반출 문화재 7만6천여 점... 환수 노력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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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반출 문화재 7만6천여 점... 환수 노력 절실
  • 주영은 기자
  • 승인 2008.10.21 11: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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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미국이 집중적으로 빼돌려... 대부분 약탈과 불법 거래로 반출

▲ 해외 소재 문화재 현황. (2008. 8.31 현재, 단위 : 점, 자료=문화재청)
ⓒ 데일리중앙
해외에 반출된 우리 문화재는 모두 7만6143점이며, 이 가운데 환수된 문화재는 7466점에 불과해 정부의 문화재 반환 노력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문방위 소속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경남 진주갑)은 21일 문화재정에 대한 국정감사 질의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해외 문화재 환수 방안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이건무 청장에게 요구했다.

세계 각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는 우리 문화재들은 대부분 약탈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반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반출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 최구식 의원.
최 의원에 따르면, 해외로 반출된 우리 문화재의 절반에 가까운 3만4369점이 동경국립박물관 등 일본에 있다. 상당수가 임진왜란과 알제강점 기간 중에 약탈이나 불법 매매 등에 의해 일본으로 반출된 것들이다.

6.25전쟁을 전후해서는 미국으로도 많은 문화재가 반출됐다. 주로 불법적인 거래를 통하거나 일본에 있던 것들이 매매를 통해 건너갔다. 8월 말 현재 1만8635점의 우리 문화재가 스미소니언 프리어 미술관 등 미국의 수중에 있다.

이밖에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캐나다, 러시아 등 모두 20개 나라에 우리 문화재들이 약탈이나 불법 거래 등의 경로를 통해 반출돼 있다.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면,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 군대가 강화도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를 약탈해 갔다. 지금 파리국립도서관에 297권의 도서가 소장되어 있다.

또 1871년 신미양요 때 강화도에서 유출된 화포 2점이 미국 워싱턴 해양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1907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 궁내대신 다나카는 무력을 동원해 경기도 개풍군(현 개성시) 경천사 10층 석탑(14세기 건립)을 해체해 동경으로로 빼돌렸다.

1906~10년께는 평양시 대동 구역의 누정 애련당이, 1915년에는 경복궁 자선당 건물이 통째로 뜯겨 일본으로 무단 반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해외 소재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 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미미하거나 소극적인 것으로 지적됐다. 프랑스에 있는 외규장각 도서는 지난 1991년부터 반환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환수를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 의원은 "문화재 환수는 당사국이 있으므로 장기적인 안목에서 확실히 환수할 수 있는 근거와 조건을 갖춰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제법 전문가, 역사학자, 문화재 환수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정부 내 전담 부서를 만들어 문화재 환수 업무를 총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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