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 아버지 "난 죽어도 상관없다... 아들 가까이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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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 아버지 "난 죽어도 상관없다... 아들 가까이 가야겠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4.06.2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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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영병 아버지가 아들의 무장 대치 과정에서 외친  한마디 한마디가 뒤늦게 알려졌다.

탈영병 유서에는 가족 및 희생자 유가족에 사과하는 내용이 담겨 있던 것으로 전해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동부전선 일반전초(GOP) 총기난사 사고를 일으킨 임아무개(22)씨 병장의 자살 시도 순간까지 43시간 동안 사실 임 병장의 행동변화에는 아버지의 눈물에 찬 호소와 설득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임 병장은 24일 오전 8시 40분께 포위망이 좁혀오자 울먹이면서 아버지하고 통화를 하고 싶다고  털어놨다

오전 11시 25분 임 병장의 부모가 "앞날이 창창하니 죽지 마라 심정이 무너진다. 그만두고 자수를 해라"고 권유했다.

임 병장은 "어차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데 돌아가면 사형이 아니겠나.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임 병장은 오후 2시 30분 종이와 펜을 달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심경을 적어 내려갔다.

25분 뒤 임 병장은 자신의 몸에 스스로 총을 쏴 자살을 시도했다. 그 직전까지 탈영병 아버지는 아들에게 "하지 마.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절규한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임 병장은 "다 끝났다"고 말한 뒤 방아쇠를 당겼고 그 자리에 고꾸라졌다고.

앞서 탈영병 아버지는 한 차례 교전이 일어날 당시 군인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내 아들 죽이겠다는 거 아니냐. 여기서 종지부를 찍겠다는 건 상황 종료하려는 거 아니야!"라고 소리쳤다.

그는 이어 "우리 아들 있는 데까지 최대한 가까이 가야겠다. 난 죽어도 상관없다. 내가 들어간다고 해서 나한테 총질할 것은 아니지 않느냐 무슨 내 안전을 따지고 있냐, 이 마당에"라고 덧붙였다.

그는 "9월에 제대이고 7월에 휴가 잡혀 있고 9월에 (말년) 휴가 나온다. 20일 휴가 나올 게 있다 그런 놈이 저런 일을 저지를 때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냐"고 호소했다.

임 병장이 남긴 메모에는 살인이라는 큰일을 저질렀다는 죄책감과 함께 가족과 희생자 유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표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병장은 자살시도 후 강릉 아산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마쳤다
 
그는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군은 임 병장의 메모를 공개할 것을 검토했다가 방침을 바꿔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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