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도 북한의 실무회담 제안을 긍적 검토하고 있다. 통일부는 17일 실무회담을 하자며 이날 수정 제안했다.
남북체육 실무회담이 성사돼서 인천아시안게임이 남북관계 개선의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성과 있는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도 남북관계 개선이 국내 정치에 끼칠 긍정적인 영향을 감안하면 손해될 것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명분이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이후 남북경협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있는 5.24조치를 풀기 위한 명분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이 경색된 남북관계를 녹일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아시안게임을 매개로 남북이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 공동응원단이나 합동공연과 같은 것을 성사시킨다면 남북화해협력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막혀있는 남북관계를 푸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드레스덴 연설에서 남북주민동질성 회복을 위해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 등을 장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여야 원내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민족동질성 확보를 강조했다.
남북 공동응원단과 합동공연은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길이 될 걸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정부는 남북 간에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이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은 유은혜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을 통해 "우리 정부가 경색돼 있는 남북관계를 문화체육행사를 통해서 풀어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회담에 임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앞서 박영선 원내대표는 전날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에서 5.24 조치 해제를 적극 건의했다고 한다.
또한 오는 15일에는 정부가 참여하는 나진-하산 물류사업 2차 현장 실사단 방북이 예정돼 있다. 정부는 나진-하산 물류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에 앞서서 5.24 조치 해제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유은혜 대변인은 "(박근혜 정부는) 5.24 조치를 철회하여 민간차원의 남북경협 사업이 재개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