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노사, 구조조정 둘러싸고 대립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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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증권 노사, 구조조정 둘러싸고 대립 격화
  • 이성훈 기자·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8.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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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임금삭감 등 고통분담에 동참하라"... 노조, 구조조정 저지 천막농성

▲ 현대증권 노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충돌하면서 격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측은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했고, 노조는 서울 여의도 본점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 데일리중앙
현대증권 노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앞두고 충돌하고 있다.

사용자 쪽은 최근 근로기준법상 경영상의 이유를 들어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고, 노조는 대규모 반대 집회와 천막농성으로 맞불을 놓았다.

노조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점 앞에서 조합원 36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인적 구조조정 반대 집회를 열어 사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집회를 마친 뒤 노조 지도부는 천막을 치고 '구조조정 저지와 민주노조 사수'를 위한 농성에 들어갔다.

현대증권 사측은 지난 7월 28일 노조에 '비상경영 하 희망퇴직 시행 예정에 대한 합의 요청'을 통해 직원 628명에 대한 일방적인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받아 19일 희망퇴직자 250명을 승인했다. 전체 직원의 10% 수준이다.

또 노조가 임금삭감을 동반하는 임금체계개편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근로기준법상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하겠다고 통보한 상황이다. 추가 정리해고를 예고한 것이다.

회사 쪽의 이러한 인적 구조조정에 노조는 조합원에 대한 겁박이자 생존권 위협이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등 진통이 이어지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진행하는 일방적이고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2014년 1월 체결한 단체협약인 고용안정에 관한 협약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으며, 경영위기라는 객관적 근거의 제시도 없이 조합원의 퇴사만을 강요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진 현대증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인적 구조조정보다는 회사와 노동자가 함께 살 수 있는 상생을 먼저 찾아보자는 게 노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회사는 일방적으로 인적 구조조정을 밀어붙이며 그렇지 않으면 임금을 깎든지 성의를 보이라고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위원장은 "250명이 회사를 떠났다. 300억원의 비용절감 효과를 줬으면 회사 쪽도 뭔가 성의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며 "노조는 상생 방안이 있다면 그게 뭐가 되든 회사에 적극 협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현대증권노조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현대증권 본점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구조조정 반대를 외쳤다. 노조 지도부는 무기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 데일리중앙
회사 쪽은 그러나 고통을 나누자는 요구에 노조가 전혀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 인사부 임경식 부장은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근로기준법상 사유와 절차에 따라 해고를 피하기 위해 노조와 임금체계 변경 등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며 "그런데 노조는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임 부장은 "경쟁사에 현저하게 뒤처지는 등 긴박한 경영 위기 앞에 한걸음씩 양보하는 모습이 합리적인데 노조는 자기 목소리만 내고 있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조와 대화는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 부장은 "대량해고를 바라는 회사가 어디 있겠냐"며 "다만 고통을 함께 나누자는 것이다. 노조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도 않으면서 해고회피방안(임금체계개편 등)을 거부하고 있으니 어렵다"고 고충을 말했다.

현대증권은 다음달 말부터 지점 및 영업점 15곳을 통폐합하는 등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맞서 노조는 총력 저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혀 노사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성훈 기자·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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