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밀양에서도 송전탑반대 주민 매수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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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밀양에서도 송전탑반대 주민 매수 시도했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4.09.16 09: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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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이사 선거 출마한 주민에 1000만원 건넸다 거절... 한전 "사실관계 파악 중"

▲ 경북 청도에 이어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도 반대 주민들을 매수하기 위해 돈이 뿌려졌던 것으로 드러나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전 쪽은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도 반대 주민들을 매수하기 위해 돈이 뿌려졌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이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345kV 송전탑 반대 주민들에게 돈뭉치를 건넨 사실이 폭로된 이후 밀양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져 파장이 예상된다.

16일 밀양765kV송전탑 반대대책위에 따르면, 밀양 송전탑 경과지 마을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해 온 반대 주민 A씨에게 거액의 돈이 뿌려졌다.

한국전력이 송전탑 경과지 주민을 상대로 매수 시도를 한 구체적인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A씨는 2014년 2월 밀양시 H면 단위농협 임원 선거에 이사로 출마했는데 이를 알고 한국전력 밀양특별대책본부 김아무개 차장이 찾아왔다고 한다. 김 차장은 A씨가 살고 있는 마을 이장인 B씨를 통해 현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이장 B씨는 그 중 200만원을 따로 떼 내어 자신이 보관하고, 선거를 이틀 앞둔 2월 12일께 A씨를 만나 800만원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A씨가 강하게 반발하며 그 돈을 받지 않자 다시 마을 주민인 C씨와 D씨를 불러 대신 전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뜻을 이루지 못하고 결국 되돌려주게 됐다고.

마을 이장 B씨는 마을 개발위원회의에서 이 사실에 대해 추궁당하자 1000만원 중에서 200만원을 따로 보관한 사실을 실토하고 그 돈을 한전 쪽에 돌려줬다고 진술했다.

그 다음날 한전 김 차장은 A씨와 A씨 부인을 찾아간 자리에서 그 돈의 출처를 묻는 A씨에게 "B이장이 두 차례나 요구해 그 돈을 주게 됐으며, 그 돈은 시공사에게서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송전탑 반대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이게 사실이라면 이는 한국전력이 반대 주민을 금전으로 매수하려 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단위농협 임원 선거에 불법적인 금품 살포를 시도한 것이며 하도급업체에 금전을 요구한 3중의 위법사안이 겹치는 중대 범죄 행위"라며 사정기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경북 청도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금품 살포 행위로 경찰서장이 옷을 벗는 등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밀양 송전탑 현장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져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한전 쪽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한전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지금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났는데 아니라고 할 거냐'고 재촉하자 "아직 상황을 파악 중이라 할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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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 2014-09-16 15:46:49
또 꼬리 자르기냐?
그냥 솔직하게 우리가 했다고 자백해라.
그럼 용서해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