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국토교통위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은 30일 쌀 국내산·수입산 혼합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국산쌀과 수입쌀을 혼합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국산쌀로 둔갑시키고 혼합비율을 허위로 표시함으로써 수입쌀의 부정 유통을 촉발시키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혼합제도 폐지를 주장했다.

내년부터 '쌀 시장 전면개방'으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진 가운데 수입쌀의 부정유통은 농촌에 이중고를 더하고 있다는 배경에서다.

현행법상 국산쌀과 수입쌀을 혼합해 판매할 땐 '농수산물의 원산지표시에 관한 법률 시행령(제5조제1항)'에 의해 혼합비율을 표시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유통과정에서 수입쌀이 국내산으로 둔갑하고 국내산 비율과 수입산 비율을 바꿔치기 하는 등 쌀 부정유통을 막을 방법은 없다.

'수입쌀 부정유통 현황'을 보면 2010년에는 33건에 이르던 것이 2011년 148건, 2012년 386건, 2013년 320건 등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7월까지 적발건수가 194건에 이르고 있다.

올해 적발된 것을 유형별로 분류해 보면 수입쌀을 지정용도 외 사용하는 경우는 1.03%(2건),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은 경우 11.34%(22건)다. 그러나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전체의 87.6%(170건)나 된다.

현행법상 원산지 표시제도는 ▷국내산 혼합의 경우 혼합비율이 높은 순 3개를 표시하게 돼 있고(예 : 칠곡쌀 70%, 당진쌀 20%, 해남쌀 10%) ▷수입산과 국내산을 혼합하는 경우에는 혼합비율이 높은 순으로 3개를 표시하게 돼 있다(예 : 국내산 70%, 중국산 20%, 미국산 10%).

이완영 의원은 "쌀의 특성상 혼합시킨 이후에는 원산지를 구분하기 쉽지 않아 단속이 어려워지고, 이는 혼합쌀을 표시하게 한 규정 자체가 현실성이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쌀 유통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를 제고하고 건전한 양곡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국내쌀과 수입쌀을 혼합해 유통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고, 수입산과 국내산 뿐만 아니라 국산쌀 간의 혼합제도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산쌀과 수입쌀의 혼합을 금지할 목적으로 올 들어 3건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돼 해당 상임위에 회부돼 있으나 단 한 번도 상정되지 못했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