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일가족 스스로 목숨 끊어... "가족 영원히 함께 할 것"
상태바
생활고 일가족 스스로 목숨 끊어... "가족 영원히 함께 할 것"
  • 송정은 기자
  • 승인 2014.11.06 0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활고를 비관해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연이 안타까움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난 3일 인천 남부경찰서에 의하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 50분께 인천시 남구의 한 빌라에서 A씨, 부인 B 씨, 딸 양이 숨져 있는 것을 C양의 담임교사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가족 3명은 안방에 반듯이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다
 
현장에서는 타다 남은 연탄, B씨와 C양이 노트에 적은 유서 5장이 발견돼 안타까음을 안겼다.

B씨는 유서에 마이너스 통장 대출 만기일이 이달 12일로 다가오면서 느꼈던 심리적인 압박과 비관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생활고로 힘들다. 혹시라도 우리가 살아서 발견된다면 응급처치는 하지 말고 그냥 떠날 수 있게 해달라. 뒷일은 남편이 해줬으면 한다"는 내용을 적었다.

C양은 "그동안 아빠 말을 안 들어 죄송하다. 밥 잘 챙기고 건강 유의해라. 나는 엄마하고 있는 게 더 좋다. 우리 가족은 영원히 함께할 것이기에 슬프지 않다"고 썼다. 직접 그린 자신의 얼굴과 담임교사의 연락처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유서 내용을 봤을 때 모녀가 목숨을 끊은 뒤 이들을 발견한 A씨가 뒤따라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 중이다. 부검 결과 이들의 사인은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이었다고.

일가족의 자택은 남구 주안동에 위치한 15평짜리 낡은 빌라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지인과 친척들은 모두 A씨 가족이 원만하고 단란하게 지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어려웠다는 점은 주변에서도 몰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가족이 정부로부터 생계 지원을 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는 아니라고 전했다. 경찰은 부채 규모 등을 파악하기 위해 영장을 발부받아 A씨 부부 계좌를 추적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송정은 기자 beatriceeuni@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