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하는 박근혜 대통령... '사과'하라는 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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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하는 박근혜 대통령... '사과'하라는 야당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1.12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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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께 허탈함 드려 죄송"... 비서진 교체 일축

▲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문건파동으로 국민께 허탈함을 드려 송구스럽다"고 전했으나 야당 측에선 "제대로 사과했어야 한다"며 비판했다. (사진=청와대)
ⓒ 데일리중앙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앞에 나섰지만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대한'사과'없는 '사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9일 청와대가 국회 출석에 불응한 김영한 민정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기강이 완전히 무너진 것에 대한 국민의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민께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했으나 '허위'문건임을 확신하는 태도에는 변화가 없어 야당은 물론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에 야당은 "불통과 아집의 전형적인 모습"이라 비판하며 더이상의 국정쇄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진 박 대통령은 "이번 문건파동으로 국민 여러분께 허탈함을 드린데 대해 마음이 무겁고 송구스럽다"며 사과를 전했다.

이어 "나라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해야 할 위치에 있는 공직자들이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은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불구속 기소된 조응천 전 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을 겨냥하는 발언을 던졌다.

곧이어 "그동안 사실의 진위 여부를 파악조차 하지 않은 허위 문건들이 유출돼 많은 혼란을 가중시켜 왔다"며 애초부터 '찌라시'로 규정짓고 검찰에게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던 태도는 한결같은 일관성을 유지했다.

심지어 "진실이 아닌 것으로 사회를 어지럽히는 일은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서나, 올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나 결코 되풀이 되선 안된다"며 일체 어떤 의혹도 그저 의혹 수준에 멈추도록 할 만큼 높은 방어벽을 실감케 했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새정치연합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반성과 사과는 없고 대통령이 남 탓만 하고 있다"며 따갑게 질책했다.

그러면서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없고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는 하나마나한 기자회견이었다"며 종합 평가를 내렸다.

▲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야당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잇는 김기춘 비서실장의 교체 가능성을 일축하고 이재만·정호성·안봉근 비서관 등 이른바 '문고리 3인방'의 실세 논란도 사실이 아니라며 덮어버렸다. (만평 김진호)
ⓒ 데일리중앙
비선실세 국정농단이 언론에 보도된 직후부터 줄곧 대국민 사과와 인적쇄신을 요구한 야당으로선 허공에 대고 외친 꼴이 됐다.

유 수석대변인은 "최소한 박 대통령이 모든 사태의 책임을 지고 응당 총체적인 사과를 하는 게 도리인데 모든 것을 사실무근으로 치부해버렸다"며 한탄했다.

이어진 기자와의 질의에서 박 대통령은 "김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사심없는 분"이라며 "세 비서관은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에 유 수석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상황인식이 이렇다면 국정쇄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정의당 김종민 대변인은 "'송구스럽다'는 말은 이미 김 비서실장에게 들은 말에 지나지 않는다"며 "박 대통령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를 (박 대통령이)날려버린 것 같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이어 "세 비서관들이 문제가 없다는 검찰수사 결과는 대통령만 믿는 모양"이라며 "김 비서실장의 거취가 거론될 때 마다 당면현안 처리 후 한다는데 대통령이 물러날 때까지 끝나긴 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국민 또한 이번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박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으나 "이미 신뢰가 무너졌다"고 평가내렸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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