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이 문제?... 엄마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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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이용이 문제?... 엄마들 뿔났다
  • 허윤하 기자
  • 승인 2015.01.26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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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표 복지부장관, 맞벌이부부에 혜택 몰아주기.. 새정치 "부모협박하

▲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지난 22일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사용으로 수요가 지나치게 높아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해 전업주부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사진=방송화면캡처)
ⓒ 데일리중앙
전업주부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보육시설 공급 부족을 낳았다는 발상이 흘러나와 전업주부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문형표 복지부장관은 지난 22일 전업주부의 어린이집 전일세 사용으로 인해 어린이집 수요가 높아졌다며 맞벌이 부부에게 더 많은 복지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소식을 접한 전업주부들은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보고 있지 않다며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취급한 것에 크게 분노했다.

새정치연합도 전업주부와 워킹맘 간에 갈등을 조장하는 정책이라며 맹비난했다.

26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에 출연한 전주영 주부는 문 복지부 장관의 발언에 대해 "전업주부를 집에서 노는 사람으로 인식하고, 애나 키우라고 하니 저출산 문제를 논하는 한국 사회에 어울리지 않는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덧붙여 "보육의 질을 끌어올리는 문제에서 시작된 것인데 본질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며 "애 키우는 건 엄마들이 해야 할 일인데 왜 나랏돈을 써서 하냐는 기본적인 생각이 바닥이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해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 때문에 대안책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사립 어린이집이 도마에 오르자 애꿎은 전업주부에게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는 것.

전 주부는 "24시간 아이를 봐야하는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당해도 아이를 맡길 수 있는 곳이 없어 병원도 다니지 못했다"며 "아이를 왜 낳아야 되나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영유아를 엄마가 직접 돌보는 것이 좋다는 문 복지부장관의 말엔 동의를 하면서도 사회에 마련된 양육지원체계는 빈약하다고도 언급했다.

전 주부는 "시간제 어린이집에 대한 얘기도 들었지만 동네에도 없고, 미리 예약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따른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복지부장관의 발언은)무상보육 폐기선언, 여성차별 선언으로 규정한다"고 선언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은 "어린이집 아동학대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전업주부에게 전가하겠다는 발상은 대책이 아니라 부모 상대로 협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이어 "양육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는 국가의 기본 책무"라며 "부모가 원하는 것은 내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보육시설인데 가정 양육에만 일임하고 있으니 답답하다"고 언급했다.

정부의 이해불가능한 논리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한 정부 아래 한 부처에선 아이를 낳으라 하고, 다른 부처에서는 집에서 애나 봐라고 하니 신뢰가 없다"며 "엇갈린 정책이 나오는 것은 정부가 저출산, 고령화에 대한 대책이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전업주부와 워킹맘 간에 갈등을 낳는 꼼수 정책은 결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대대적인 수술과 근본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새정치연합은 '아동학대 근절과 안심보육대책위원회'(위원장 남인순)를 구성해 직접 어린이집을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어린이집 CC(폐쇄회로)TV 설치 의무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허윤하 기자 yhheo616@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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