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9일부터 시작된 릴레이 108배 시위에 이어 26일에는 1인 시위·천막농성까지 시작했다.
지난 1월 19일 하나금융지주가 노사 합의 없이 금융위에 '통합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하면
서 노사 간 대화는 중단된 상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돌연 입장을 번복해 '하나-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를 오는 28일께 승인하
겠다'고 발표하자 노조는 금융위원장의 면담을 요구했다.
노조 쪽이 요구하는 사항은 '예비인가 강행방침 철회'와 '노사 협상에 대한 하나지주의 성실한 태
도'다.
하지만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노조 쪽의 면담 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면서 노조는 지난달 금융
위 앞 108배 시위에 들어갔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2일 "예비인사 신청서가 접수됐다는 것은 더 이상 노사 대화에 의미가 없
다는 것 아니냐"며 이후 릴레이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달 26일부터 본격적인 투쟁에 들어갔다.
노조 쪽은 '전면 투쟁'을 선언한 뒤 김근용 노조위원장의 삭발 시위를 벌었다. 이어 릴레
이 1인 시위와 천막농성, 108배 시위까지 이어가며 금융위의 예비
인가 반려를 요구하고 있다.
외환은행 노조는 금융위의 합병승인 움직임을 막기 위해 금융위 앞 농성투쟁을 계속해서 이어
가겠다는 강경 입장이다.
한편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하나-외환은행의 통합 예비인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려던 계획을 잠
시 미룬 상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이달 11일로 예정된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예
비 승인 안건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인가 요건에 대한 항목이 많은 탓에 실무적으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금융당국 관계자는 "물리적으로 제반사항을 들여다 볼 시간이 부족하다"며 계획 연기에 대한 이유
를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보름이라는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 상황이지만 외환은행 노사 간 대화가 이뤄질 가능
성은 낮자 보인다.
지난달 28일 외환은행 경영진은 노조 쪽에 '통합의제와 관련한 세부 협의일정'을 제안했
다.
하지만 노조는 "하나지주는 노조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통합 예비인가 신청을 강행
해 대화를 파탄낸 책임이 있다"며 통보나 다름없는 제안을 거절한 상태다.
앞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노사간 합의가 양 은행 조기통합의 전제조건' 이라는 입장을 여
러 번 밝혀왔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갑자기 입장을 바꾸고 하나지주가 '노사 합의 없
는 통합 예비승인'을 신청하면서 노조의 투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11일 금융당국의 결과 발표에 금융권 안팎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최우성 기자 shyeol@dailiang.co.kr